김창룡 경찰청장 후보자(사진)가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과 관련한 가짜뉴스와 지라시 유포 행위를 철저히 수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에 대한 수사는 지속하기 어렵다는 경찰의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박 전 시장의 극단적 선택과 성추행 의혹을 두고 여러 의문이 연이어 제기되며 20일 예정된 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일 김 후보자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박완수 의원실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서면질의 답변서에 따르면 "허위성이 명백한 내용에 대해서는 내·수사 착수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을 통한 신속한 삭제·차단 요청도 병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김 후보자는 4년간 지속적으로 성추행을 당했다며 피해자 A씨가 박 전 시장을 고소한 사건은 계속 수사가 어렵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김 후보자는 "피고소인이 사망하면 규정상 공소권 없음 의견으로 송치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한국여성변호사회는 이날 박 전 시장 성추행 의혹에 대한 강제수사를 촉구했다. 여변은 "박 전 시장 휴대폰 3대에 대한 재영장신청과 서울시청 6층에 대한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정체불명 고소장이 지라시 형태로 유포된 것과 관련해 질의한 것에 대해서는 "현재 관련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답했다.
한편 박 전 시장의 성추행을 서울시가 방조·묵인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경찰은 18일 서울시 관계자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서울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과는 이날 서울시 관계자를 불러 전 비서 A씨가 서울시에 피해를 호소하고 전보를 요청했음에도 이를 묵살했는지 여부를 캐물었다. 고소장이 접수되기 전 박 전 시장에게 '실수한 것이 있는지'를 물은 것으로 알려진 임순영 젠더특별보좌관에 대해서는 조만간 소환 조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서울시의 '서울시 직원 성희롱·성추행 진상규명 합동조사단' 구성은 난항을 겪고 있다. 서울시는 전원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합동조사단을 구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피해자 지원 단체가 제안에 응하지 않아 안갯속에 빠졌다. 서울시는 지난 15일과 16일 2회에 걸쳐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의전화에 공문을 발송했고 17일에는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이 두 단체를 직접 방문했으나 면담이 성사되지 못했다. 이에 18일에도 공문을 재차 발송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피해자를 보호·지원하고 있는 '한국성폭력상담소'와 '한국여성의전화'의 합동조사단 참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승철 기자 / 김유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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