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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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8일 “그린벨트를 풀어 서울과 수도권에 전국의 돈이 몰리는 투기판으로 가게해선 안된다”며 현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그린벨트 일부 해제를 통해 주택공급을 늘리려는 정부 당국의 방침에 제동을 거는 듯한 발언으로도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추 장관은 5선 의원에 민주당 대표까지 지낸 ‘관록의 정치인’이지만 법무부 수장이 부동산 문제에까지 적극적으로 입장을 내는 건 이례적이다. 차기 서울시장, 대선 주자로도 거론되는 만큼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확고히 하려는 의도 아니겠냐는 관측도 나온다.
추 장관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당국자나 의원의 말 한마디로 서울 집값이 잡히는 게 아닌 줄 모두 안다”며 “왜냐하면 근본 원인은 금융과 부동산이 한몸인 것에 있기 때문”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앞서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6일 밤 MBC 100분 토론 이후 “그렇게 해도 집값 안 떨어진다”고 말해 논란이 된 걸 염두에 둔 듯한 발언이다. 진 의원은 “여당의 부동산 후속 대책이 입법돼도 걱정할 만큼 부동산값이 폭락하지 않을 것이란 의미였다”고 해명했지만 보수 야당은 “속내를 드러낸 것”이라며 공세를 퍼붓고 있다.
추 장관은 부동산 정책의 실효성이 떨어지는 원인을 과거 정부의 탓으로 돌렸다. 그는 “박정희 개발독재시대 이래로 서울 한강변과 강남 택지개발을 하면서 부패권력과 재벌이 유착해 땅장사를 하고 금융권을 끌어들였다. 금융권은 기업의 가치보다 부동산에 의존해 대출했다”며 “그러면서 금융과 부동산은 뗄레야 뗄수 없는 기형적 경제체제를 만들어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 결과 부동산이 폭락하면 금융부실을 초래하고 기업과 가계부채가 현실화되면 경제가 무너지게 된다”며 “이것을 문재인 정부라고 갑자기 바꿀 수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추미애 페이스북] |
추 장관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부동산족쇄 경제가 돼 실효적인 부동산 정책을 펼수 없게 된 것”이라며 “한국경제는 금융이 직접 부동산을 지배는 하는 경제다. 불로소득에 올인하면서 땀 대신 땅이 돈을 버는 부정의, 불공정 경제가 됐다”고 강조했다.
추 장관은 “금융의 산업지배를 막기위해 20세기 금산분리제도를 고안했듯이 이제부터라도 금융의 부동산 지배를 막아야한다”며 “금융과 부동산을 분리하는 21세기 ‘금부분리 정책’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추 장관은 2017년 민주당 대표 시절 ‘지대(地代ㆍ토지사용료) 개혁론’을 주장했지만 “토지 공산주의자냐”는 반발에 부딪혀 뜻을 관철하지 못했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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