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무죄 취지 선고 후 언론인터뷰서 “집값보단 실거주 여부 따져서 징벌적 중과세해야” /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문제점 제기… 비싼 집 사는 게 죄 아냐”
이재명(사진) 경기도지사가 ‘집값보다는 실거주 여부를 따져 징벌적으로 중과세해야 한다’라고 주장하며 현 정부의 부동산정책을 비판했다. 지난 16일 대법원에서 ‘허위사실 공표’ 혐의에 대한 무죄 취지 판결로 지사직을 이어가게 된 그가 하루도 안 돼 대권 행보에 시동을 걸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지사는 17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가격(집값)보다는 숫자(다주택), 숫자보다는 실거주 여부를 따져 징벌적으로 중과세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싼 집에 사는 게 죄를 지은 건 아니지 않으냐”고 의미심장한 질문을 던졌다. 이는 종부세 등을 대폭 강화하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한 것이다. 실거주 목적으로 집 한 채 보유하고 있는 국민에게는 외려 지금보다 세 부담을 낮춰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지사는 “지금 가격과 숫자에 대해 모두 중과해서 문제가 되고 있다”면서 “평생 1채 가지고 잘살아 보겠다는데 집값 올랐다고 마구 (세금을) 때리면 안 된다. ‘실거주 1가구 1주택’에 대해서는 오히려 세율을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징벌적으로 제재한다면 투자와 투기용에 주목해야 한다”라며 “지금 (실)거주 여부를 중시하지 않는 분위기가 있는데 이건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날 이 지사는 현 정부의 부동산정책이 ‘서울과 지방의 양극화’를 불러온다고도 지적했다.
지방에 있는 사람들이 서울에 집을 사 ‘1가구 2주택’인 상황이라면, 지방 집을 팔 공산이 크기 때문에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는 더욱 벌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 지사는 “실거주인지, 아닌지를 가지고 중과 여부를 결정해야 지방도 살고 기회를 고루 누리게 된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7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 지사는 “문재인 대통령이 ‘부동산 투기로 더는 돈 벌 수 없다’고 했는데 이 목표를 관료들이 못 따라갈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그는 “관료들의 이해관계가 물려 있고 옛날 고정관념 때문에 집이나 부동산을 많이 가지고 있거나, 부동산을 많이 가진 사람과 인연이 많은데 대통령의 선량한 뜻이 관철되겠냐”고 했다.
그러면서 이 지사는 “관료들은 정권이 바뀌어도 계속 권한을 가진 사람들이기 때문에 당연히 기득권자들이다. 그렇다고 그들이 나쁜 건 아니고 원래 그런 존재들”이라고 지적했다.
인터뷰에서 이 지사는 자신과 함께 대권 경쟁 구도에 있는 이낙연 의원에 관해 언급하기도 했다.
이 지사는 “그분(이낙연 의원)은 엘리트 대학 출신이고 기자 하다가 발탁돼 정치권 입문해서 국회의원으로, 도지사로 잘하신 분”이라며 “저는 변방에서 흙수저 출신에 인권운동, 시민운동을 하다가 시장을 한 게 전부”라고 했다.
그러면서 “살아온 삶의 과정이 너무 달라서 깊이 교류할 기회나 실제로 뵐 일이 원천적으로 없었다”라고 했다.
이 지사는 대선 출마 가능성에 관해 “관심이 없을 수는 없지만 생각하면 더 멀어진다”라면서, “정치인은 ‘장기판 위 말’과 같아서 졸로 쓸지, 차로 쓸지는 장기를 두는 주권자 집단이 결정할 일이다. 주어진 일을 최선을 다해 성과를 내는 게 제가 갈 길”이라고 말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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