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9일부터 서울·경기 지역에서 시행 예정
국토부 "부담 가능 주택 안정 공급" 목표에도
전문가 "공급 위축 등 우려"…공급 대책에 촉각
[서울=뉴시스] |
[서울=뉴시스] 이인준 기자 =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오는 29일 본격 시행됩니다.
이 제도는 주택 건설에 소요되는 비용에 정부에서 허용하는 적정 이윤 등을 더 한 것 이상으로 분양가를 높일 수 없게 하는 것으로, 1999년 분양가 자율화 이후 주택가격 급등에 따른 시장 불안이 커지자 지난 2007~2014년 시행 됐습니다. 이후 공공택지에만 적용됐지만, 이날부터 서울 18개 자치구 309개 동에서 시행됩니다.
구체적으로는 서울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 영등포·동작·양천·중구·광진·서대문구 등 13개 구 전체 272개동과 주요 정비사업 이슈가 있는 강서·노원·동대문·성북·은평구 5개구 37개동이 대상입니다. 경기 지역에서도 투기과열지구 중 과천·광명·하남 등 13개 동에서 시행 예정입니다. 투기과열지구 중 물가 상승률보다 주택가격이나 분양가격 상승률이 높아 이상 과열 징후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지난해 지정됐습니다.
국토부가 민간택지에도 상한제를 적용하기로 한 배경은 서민이 부담 가능 수준의 주택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겠다는 취지입니다.
최근 몇년 간 가파른 분양가 상승률에 기존 주택으로 수요가 이동하면서 집값이 높아지고, 이는 다시 분양 시장의 수요가 몰려 분양가가 높아지는 악순환이 나타나고 있어, 고리를 끊을 필요가 있다는 게 국토부의 설명입니다.
상한제 적용시 분양가는 '택지비'에 국토부가 매년 2차례 발표하는 '기본형 건축비'를 토대로 정해지는 데 올해 3월 기준 3.3㎡당 633만6000원입니다.
국토부는 상한제가 적용되면 주변 단지에 보다 70~80% 수준으로 분양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상한제가 시행되면 주변 아파트 시세도 낮아질 것이라는 분석 자료도 있습니다.
국토연구원에서 지난해 7월 발표한 '분양가 상한제 확대도입 영향 점검' 자료에 따르면, 서울에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를 확대 도입할 경우 서울 주택매매가격 연 1.1%포인트 하락하는 효과를 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상한제 도입을 반대하는 쪽에서는 주택 공급 절벽을 우려합니다. 규제 시행을 직전 공급 물량이 급격하게 늘었다가 이후 소강 상황을 맞으면서 새 아파트 공급이 지체될 수 있다는 것 입니다.
또 '로또 분양'에 대한 논란도 거셉니다. 분양가가 낮아질수록 주변 시세에 비해 차익이 커지면서 청약 당첨자만 이득을 보게 된다는 것 입니다. 이에 청약시장이 과열되고 청약가점이 낮은 30대의 내 집 장만은 한층 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습니다.
결국 수요자들이 감당할 수 있을 정도의 충분한 물량 공급이 제한되면서 오히려 기존 주택 가격이 상승하면서 역효과를 낼 것이라고 보는 전문가들도 있습니다. 실제로 분양가 상한제 시행을 앞두고는 서울 아파트 공급이 줄어들 것으로 보고 매수세가 확대되면서 오히려 집값이 뛰는 부작용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상한제 시행 이후 서울 아파트 공급 위축은 불가피 합니다. 이미 상한제 시행을 앞두고 건설사들이 앞다둬 분양에 나서는 '밀어내기'가 한창이기 때문입니다.
앞서 지난 2007년 시행 당시에도 상한제 시행 전 밀어내기에 금융위기까지 겹쳐 2008~2009년 인허가 물량이 반토막이 난 바 있습니다.
과연 집값 안정 효과가 있을까요? 이르면 이번 달 발표되는 공급대책에 달린 것 같습니다.
※'집피지기' = '집을 알고 나를 알면 집 걱정을 덜 수 있다'는 뜻으로, 부동산 관련 내용을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하기 위한 연재물입니다. 어떤 궁금증이든 속 시원하게 풀어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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