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석, 두달간 비대위 활동 정지
민주당 ‘피해 호소인’ 표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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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춘한 기자] 정치권이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논란에 휩싸였다. 더불어민주당은 진상규명보다는 피해 사실 축소에, 미래통합당은 대여 투쟁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에 대해 '섹스 스캔들'이라고 발언해 논란이 된 정원석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은 2개월 활동정지 처분을 받았다.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17일 오전 비대위 간담회를 열고 정 비대위원에 대한 경고와 함께 2개월간 비대위 활동 정지를 권고했다. 정 비대위원은 자성하는 차원에서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 비대위원은 전날 비대위 회의에서 "조문의 시간을 지나 이제는 심판의 시간이 이르렀다. 우리는 이제 진실을 밝힐 때가 됐다"며 "박원순 성추행, 서울시 섹스 스캔들 은폐 의혹"이라고 규정했다. 정 비대위원은 발언 도중 쪽지를 전달받은 뒤 "섹스 스캔들 관련해서는 성범죄로 규정하고 싶다"며 "피해 여성이 관계를 했다는 증언은 없지만 여전히 서울시 내에서 자행되는 여러 성추문들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발언은 엄연히 가해자와 피해자가 있는 사건에서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정 비대위원은 자신의 발언이 논란이 되자 결국 사과했다. 정 비대위원은 페이스북에서 "사전적 차원에서 섹스 스캔들이라고 지칭한 부분이 여성 피해자 입장에서 가해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부분에 대해 배려가 부족했음을 인정한다"며 "앞으로는 '권력형 성범죄'로 정정하고 용어 선정에 있어서 피해자의 입장을 더욱 반영하는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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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민주당도 '피해 호소인', '피해 고소인'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논란이 됐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사건에 대해 국민들에게 사과하면서 "피해 호소인이 겪는 고통에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유력 대권 주자인 이낙연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피해 고소인'이라고 지칭했다. 이를 두고 민주당이 박 전 시장의 혐의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을 부각해 일방적 주장으로 치부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해 미투(Mee Tooㆍ나도 당했다) 운동이 한창일 때만 하더라도 피해 호소인이라는 말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또한 민주당이 오거돈 전 부산시장과 안희정 전 충남지사 사건 당시 피해자라는 용어를 썼던 것과도 대조적이다.
한편 여성가족부는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 사건을 수사기관에 고소한 전직 비서 A씨에 대해 "법상 피해자로 본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임춘한 기자 ch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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