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계속되는 부동산 규제 정책에도 불구하고 연일 부동산 가격은 상승하고 있고, 많은 사람들이 이러다가 평생 집 장만 못하는 건 아닌가 걱정하면서 매수 열풍에 동참하고 있다. 서울 및 주요 지역 아파트 가격은 언제까지 상승을 이어갈지가 요즘 초유의 관심사가 됐다. 그래서 다양한 데이터를 근거로 분석하고 이를 통해 사람들이 과학적인 부동산 의사결정을 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
소득 대비 서울 아파트 가격은 역사적으로 보았을 때 어깨 정도 올랐을 정도로 고평가 되어가고 있고, 주택 구매력 지수 또한 사상 최저 금리임에도 불구하고 어깨 정도로 상당히 고평가 됐음을 지난 칼럼에서 데이터로 확인했다. 아직은 좀더 상승할 수 있는 여력이 있긴 하지만, 앞으로 발생할 1~2년간 상승은 거의 마지막 상승 버블이 될 가능성이 높을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돌발 변수가 있다. 바로 시중에 급증하는 통화량이다. 통화량 증가는 부동산 등 실물자산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다음 차트는 시중의 M1 통화량과 서울, 경기도의 아파트 시가총액의 비율을 구한 것이다. 빨간색선은 시중의 현금이라 할 수 있는 M1 통화량의 증가를 보여주고 있다. 보는 것처럼 올해 들어 급증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고 증가세는 2003년 이후 사상 최고치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서울 및 경기도의 통화량 대비 아파트 시가총액 비율은 최근 오히려 하락하는 모습이다.
그 원인은 최근 수도권 아파트 가격이 계속 상승하고 있지만, M1 통화량이 이보다 더 빠르게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2007~2008년이 통화량 대비 서울과 경기의 아파트 시가총액 비율이 사상 최고였고, 이는 풀린 통화량 대비 2007~2008년 서울, 경기의 아파트 가격이 상당히 고평가됐음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때가 실제로 과거 고점이기도 했다. 그런데 최근 데이터를 보면 심히 우려할 만한 모습이다. 2014년부터 지속적으로 꽤 오랜 기간 서울, 경기의 아파트 가격이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시중에 통화량이 그 이상으로 너무 많이 풀리다보니 통화량 대비 아파트 시가총액 비율이 오히려 하락하고 있는 모습이다. 즉 이 데이터만 보면 서울, 경기의 아파트 가격이 더 올라갈 수 있는 여지가 꽤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집값을 잡으려고 아무리 규제한다 해도 근본적인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만 통화량 이외에도 부동산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은 상당히 많다. 그렇기 때문에 다양한 데이터를 근거로 시장을 종합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 지금은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지고 있다. 실물 경기는 좋지 않고 서울의 소득 대비 주택 가격은 고평가이고, 주택 구매력 지수 또한 고평가로 들어간 상태이고, 정부의 부동산 규제 의지는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 그런데 최근 시중에 풀린 통화량이 너무 많아서 또다시 부동산이 오를 수 있는 환경이다.
서울 아파트가 어깨까지 왔지만 추가로 더 오를 여지는 있다는 것이다. 다만 고평가된 만큼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기도 하다.
정부가 최근 꺼낸 초강력 7·10 대책으로 인해 시중의 유동성은 주택시장이 아닌 토지나 상업용 등 다른 부동산 분야로 흘러갈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김기원 데이터노우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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