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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수돗물 유충 사태

'수돗물 유충' 인천 주민 불안…"유사 사례 없었던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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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돗물에서 나온 벌레가 기어 다녀요. 불안해서 생수로 아이들을 씻기고 있어요."

지난해 붉은 수돗물 사태가 벌어진 인천 서구 일대에서 이번에는 수돗물에서 유충이 잇따라 발견되면서 주민들이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오늘(14일) 인천 서구 지역에서 수도꼭지에 설치된 필터에서 유충이 발견됐다는 게시글과 함께 동영상과 사진 등이 잇따라 인터넷 카페 등에 올라오고 있습니다.

서구 마전동 주민이라고 밝힌 한 글쓴이가 어제 밤늦게 인터넷에 올린 동영상에는 수도꼭지에 설치한 필터에 걸러진 유충이 기어가는 모습이 담겼습니다.

서구 검암동 주민이라고 밝힌 또 다른 글쓴이가 비슷한 시간대 올린 동영상에도 샤워기 필터 안에서 유충이 기어가는 모습이 나왔습니다.

이 외에도 서구 원당동·경서동·검단동 거주자 등이 필터에 유충이 나온 것을 증명하는 사진과 동영상 등을 잇달아 게시했습니다.

서구 지역 맘카페 관계자는 "지난 11일부터 유충 관련 글이 올라오기 시작했고 어제부터 본격적으로 민원이 제기되고 있다"며 "대부분 물탱크를 거치지 않고 직접 수돗물이 공급되는 빌라에 거주하는 회원들이 글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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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은 "불안해서 수돗물 사용을 중단하고 생수를 쓰고 있다"라거나 "정수기 사용도 중단했다"는 내용 등의 글을 올리며 불안해하는 모습입니다.

서구 검암동 빌라 거주자 정 모(37·여) 씨는 "유충이 나온다고 해서 혹시 몰라 필터를 확인했더니 누런 색깔의 벌레가 살아 움직이고 있었다"며 "너무 놀랐고 일단 급해서 생수를 사서 아이를 씻겼다"고 호소했습니다.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 서부수도사업소로도 지난 9일부터 어젯밤까지 서구 당하동과 원당동 등지에서 "수돗물에서 유충이 보인다"는 총 12건의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그러나 아직 수돗물에서 유충이 나오게 된 원인은 파악되지 않았습니다.

상수도사업본부는 이번에 발생한 유충이 여름철 기온 상승 시 물탱크나 싱크대와 같은 고인 물이 있는 곳에 발생하는 종류인 것으로만 추정했습니다.

인천시상수도사업본부는 한국수자원공사, 한강유역환경청 등과 함께 수돗물에서 유충이 나오게 된 원인을 분석하는 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인천시는 또 유충이 발생한 세대의 계량기를 대상으로 2∼3시간 간격으로 24시간 집중 모니터링을 벌이고 있습니다.

인천시는 유충 발생 원인을 찾기 위해 어제 오후 11시쯤 정수처리 공정 과정을 고도정수처리에서 표준정수처리로도 전환했습니다.

시는 유충 발견 신고 지역인 서구 왕길동(7천845세대), 당하동(1만5천999세대), 원당동(4천418세대) 등 2만8천262세대에 대해서는 수돗물을 직접 마시는 것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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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수도사업소는 유충이 발견돼 수돗물을 마실 수 없는 가구에 대해서는 병입수돗물인 미추홀참물을 지원할 계획입니다.

서부수도사업소 관계자는 "전문가들과도 논의했으나 전국적으로도 수돗물에서 유충이 나온 것은 유사 사례를 찾아보기 힘든 일이라 쉽게 원인에 대해 답을 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정수장부터 배수 과정까지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고 조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인천시 서구는 지난해 5월 붉은 수돗물이 처음 발생해 큰 피해를 본 지역입니다.

당시 붉은 수돗물은 수계 전환 과정에서 기존 관로의 수압을 무리하게 높이다가 수도관 내부 침전물이 탈락하면서 각 가정에 흘러들었습니다.

서구 공촌정수장의 관할 급수구역에 포함된 26만1천 세대, 63만 5천 명이 붉은 수돗물 피해를 본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사진=독자 제공, 인천 서구 지역 맘카페 갈무리, 연합뉴스)
유영규 기자(ykyou@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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