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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자율주행차 개발, 테슬라·중국 ‘가속’ 현대차 ‘찬찬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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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자율주행 상용화 입장차

테슬라 “올해 안에 레벨5 완성”

완성차 업계 “개발 과제 많아”

기술접근 방법도 차이

테슬라 오토파일럿 빅데이터 활용

차업체가 중시하는 라이다 안 써

“어느쪽이 더 나을지 알수 없어”

“레벨5 출시 향후 좀 더 지켜봐야”


한겨레

그래픽_김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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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안에 (자율주행) 레벨5의 기본적인 기능을 완성할 것이라 자신합니다. 사소한 문제들만 있을 뿐, 근본적인 걸림돌은 이제 없다고 봅니다.”(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완전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대두되고 있으며, 당분간은 레벨2나 레벨3의 주행 안전 보조 중심으로 (산업이)성장할 전망입니다.”(이보성 현대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 소장)

자율주행 상용화를 바라보는 업체들의 인식 차이가 최근 뚜렷해지고 있다. 대표주자인 테슬라는 올 연말까지 사람의 개입이 전혀 필요 없는 수준에 이르겠다는 자신감을 보인 반면,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사들은 소극적인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테슬라로 대표되는 정보기술(IT) 기반 업체들과 기존 업체들로 진영이 갈리는 모양새다.

실제로 현대·기아자동차는 자율주행에 대한 언급을 부쩍 줄이고 있다. 지난 1월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자율주행보다 도심항공모빌리티(UAM)가 먼저 상용화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게 대표적이다. 지난 10일엔 자동차기자협회가 주최한 세미나에서 현대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가 “(전 세계적으로) 투자 감축, 테스트 중단 등으로 로보택시 상용화가 지연되고 있다”며 “자율주행차 사고 보도에 따른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제너럴모터스(GM) 자회사 크루즈도 완전 자율주행을 상용화하려면 여전히 개발 과제가 많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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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모습은 테슬라나 중국 업체들이 로보택시(자율주행 택시) 상용화에 속도를 내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지난달 중국에서는 인터넷 포털 바이두와 자율주행 스타트업 위라이드에 이어 ‘중국판 우버’라고 불리는 디디추싱이 로보택시 시범 운행에 들어갔다.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운전자가 탑승하지만 기본적으로는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을 선보인다. 지난 1일에는 텐센트가 투자한 스타트업 모멘타도 자율주행 택시를 시범 운행한다고 발표했다.

테슬라는 한술 더 떠 아예 올해 안에 자율주행 레벨5를 선보이겠다는 입장이다. 일론 머스크는 최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세계인공지능회의(WAIC)에 영상 메시지를 보내 “사소한 문제들을 해결하고 전체적인 시스템을 조립하는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

이런 차이는 어디에서 올까. 업계에서는 정보통신 업체들이 기존의 제조사들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자율주행 기술에 접근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테슬라의 자신감은 차량의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에 뿌리를 둔다는 얘기다. 실제로 테슬라 오토파일럿은 카메라와 센서를 이용할 뿐, 다른 완성차 제조사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라이다(LIDAR·레이저를 이용해 대상의 특성을 측정하는 장비)는 아예 쓰지 않는다. 대신 일론 머스크는 그간 실제 운행에서 축적된 빅데이터를 이용한 딥러닝으로 대부분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혀 왔다. 이렇게 확보한 데이터는 최근 30억 마일을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반면 기존의 제조사들은 태생적으로 소프트웨어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진다”며 “어느 쪽이 결과적으로 승기를 잡을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지만, 정보통신 업체들의 개발 속도가 훨씬 빠른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다만 자신감의 차이가 반드시 기술력의 우위를 반영하는 건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테슬라의 자율주행 상용화를 향한 우려 섞인 시선이 존재하는 이유다. 차두원 모빌리티연구소 소장은 “정보통신 업체들은 일단 ‘괜찮은’ 수준이 되면 시장에 출시하고 그 다음에 품질을 개선하는 반면, 제조사들은 100% 완벽한 제품을 내놓으려 한다”고 말했다. 김민선 키움증권 연구원은 “테슬라가 현존하는 제품 중 기술의 완성도가 가장 높기는 하다”면서도 “(레벨5 출시는)향후 추이를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재연 기자 ja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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