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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날’ 앞둔 제주·이스타항공 "M&A 협상 진전없어" 파기수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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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통첩' 마감시한 15일 코앞..딜 클로징 난기류

이스타, 1700억대 미지급금 줄이려 안간힘..임금체불 난항

선결 조건 이행 '지지부진'.."전향적 추가 대안 나와야"

"항공 전망 어두워..제주항공 김이배 대표 인수에 비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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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제주항공(089590)이 이스타항공에 ‘선행조건 미이행 시 인수합병(M&A) 계약을 파기할 수 있다’며 제시한 ‘최후통첩’의 마감 시한(15일)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딜 클로징(계약 종료)는 여전히 난기류다. 제주항공의 대승적인 결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이스타항공 측의 선결 조건 이행 없이는 M&A 효과가 ‘제로(Zero)’로 사실상 파기 수순으로 가고 있다.

국토교통부 고위 관계자는 13일 이데일리와 통화에서 “장관과 만남 이후 일주일 이상의 시간이 있었지만, 그 이후 M&A 협상에서 별로 진전이 없었다”며 “이스타항공에 제주항공이 받아들일 만한 추가 제안이 필요하다고 중재했지만, 딜을 성사시킬만한 전향적인 제안이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딜이 깨지면 이스타항공은 법정관리 행으로 파산이 불가피해 인수할 마땅한 기업도 없다”며 “남은 기한 내에 제 3자가 봐도 협상을 어필할 수 있는 대안이 나와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스타항공, M&A 선결 조건 이행 ‘지지부진’

이스타항공 측은 현재 1700억원대 미지급금을 줄이기 위해 안간힘이다. 공항공사에 공항시설 이용료를 감면요청하고, 정유사와 리스사에 유류비와 리스료 등 미지급금을 놓고도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렸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관계사에 이스타항공이 망하면 아예 지급을 못 하게 되는 상황이니 비용을 일부 낮춰 M&A가 성사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읍소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스타항공의 노력에도 제주항공이 요구한 선결 조건 이행은 지지부진하다. 특히 ‘타이이스타젯 지급 보증’ 문제는 리스사가 계약 변경에 합의한 문건을 국토부가 인정했다는 이스타항공 측의 설명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부 고위 관계자는 “타이이스타젯 지급 보증 건은 국토부가 인정하는 여부의 문제가 아니라 M&A 당사자인 제주항공하고 이야기할 문제”라며 “M&A 관련 내용으로 국토부에 따로 계약 내용을 보고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게다가 이스타항공 측에서는 260억원 규모의 임금체불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이스타항공 노동조합은 지난 10일 직원들에게 2개월치 임금 반납에 동의하는지를 묻는 투표를 진행한 데 이어 근로자대표단의 임금 반납 동의서를 고용노동부에 제출했다.

국토부 고위 관계자는 “이스타항공 측이 직원들에 임금 반납 동의서 받는 것을 국토부가 요청해서 받고 있다고 하는데 사실이 아니다”라며 “임금체불 건을 해결하는 방안을 만들어서 제주항공과 협의하라고 촉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임금 반납 건은 근로자 전원이 동의해야 하는 문제이고, 근로자대표단만 동의서를 제출한다고 해도 구속력이 없어 제주항공이 인수하고도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면서 “책임분담 차원이라면 (이스타항공 오너의) 사재출연이 먼저지, 임금도 제대로 못 받아 생계가 어려운 직원에게 그것마저 포기하라고 하겠나”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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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 계류장에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여객기가 세워져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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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반 부실’ 우려…“제주항공 김이배 대표, 인수에 비관적”

아울러 제주항공 내외부에서 ‘신중론’이 대두하면서 이스타항공 인수는 물 건너간 분위기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을 인수해서 얻는 ‘규모의 경제’ 시너지보다 잃는 게 더 크다고 판단하고 있어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M&A 선결 조건 이행이 어려운 상황에서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을 인수했을 때 부담보다 딜을 깼을 때 부담이 덜하다”며 “실제 제주항공이 인수를 위해 지급한 계약금 115억원과 대여금 100억원 등 총 215억원인 반면 이스타항공의 미지급금 규모는 1700억원에 달하고 이후에도 운항재개나 정상화를 위해 쏟아야 하는 자금이 수천억원대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수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코로나19로 항공시장의 어려움의 직격탄을 맞아 제주항공부터 위기다. 국제선의 정상적인 운항은 사실상 불가능하고 지난 1분기 기준 매출(1936억원)의 15% 수준(303억원)인 국내선 운항으로 연명하고 있다. 즉 매출 85%가량이 사라진 셈. 비상경영체제인 제주항공은 지난 7일 입장문을 통해 M&A에 대해 “동반부실 우려가 제기된다”고 밝혔다.

제주항공의 2대 주주(7.75%)인 제주도도 인수를 반대하고 나섰다. 제주도는 유상증자 건과 관련한 예산도 재정부족을 이유로 애초 80억원에서 40억원으로 절반으로 줄였다.

특히 재무 안정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올해 상반기에만 1500억대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되며, 정부 지원으로 버티고 있다. 이에 제주항공은 현금 유동성 확보를 위해 지난 8일 유효기간 내에 정해진 횟수만큼 자유롭게 탑승이 가능한 ‘제주항공 프리패스’를 선뵀다. 지난 8일 내놓은 4가지 프리패스를 각 500명씩 총 2000명에게 선착순으로 판매해 이를 모두 팔면 약 6억6200만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하게 된다. 매월 최소 300억~400억원 규모의 고정비가 필요한데 당장 쓸 현금이 부족하니 ‘선불 항공권’으로 미래의 수익을 당겨쓰겠다는 것이다.

내부에서도 변화의 기류가 읽힌다. 제주항공의 모기업인 애경그룹은 통상 연말 임원인사를 단행했지만, 지난 5월12일 상반기 사장단 인사를 통해 제주항공의 대표이사 사장을 교체했다. M&A와 관련해 전임이었던 이석주 AK홀딩스 대표와 후임인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가 협업하는 가운데 대세는 ‘인수 포기’로 기울어졌다는 게 중론이다. 항공업계 고위 관계자는 “김이배 대표는 M&A를 결정할 때 있던 사람이 아니라 인수 포기라는 선택에 있어 자유롭다”며 “항공산업 수요회복도 오래 걸릴 것으로 전망하고 앞으로 회사를 책임져야하는데 인수하면 동반부실이 불가피해 더욱 비관적,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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