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자 사망으로 '공소권 없음' 처분 불가피
국회 조사단 등 통해 진상 파악이 적법하다는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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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며 고소한 전직 비서 A씨 측이 사건에 대한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한 데 대해 난색을 보이고 있다.
13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과 서울지방경찰청은 이날 박 시장 고소인 측의 기자회견 내용과 관련해 별도의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다.
한국여성의전화·한국성폭력상담소 관계자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현재 경찰에서는 고소인 조사와 일부 참고인 조사를 통해 사건의 실체를 파악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현재까지 조사 내용을 토대로 사건에 대한 입장을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경찰은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별법’ 제24조를 들어 이 사건 전반에 대한 언급을 꺼리고 있다. 이 조항은 ‘성폭력 범죄의 수사 또는 재판을 담당하거나 이에 관여하는 공무원은 피해자를 특정해 파악할 수 있게 하는 인적사항·사진 등이나 피해자의 사생활에 관한 비밀을 공개·누설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한다.
공소권 관련 사정도 경찰이 함구하는 이유 중 하나다. 경찰은 박 시장 사건에 대해 ‘공소권 없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사건사무규칙’에 따르면 피의자가 사망하거나 피의자인 법인이 존속하지 않게 된 경우 수사기관은 ‘공소권 없음’으로 불기소 결정을 내리기 때문이다.
대신 경찰은 서울시 감찰이나 국회 진상조사단 조사 등을 통해 사건의 진상을 파악하는 것이 절차상 적법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20일 열리는 김창룡 경찰청장 후보자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도 이번 사건이 쟁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 행안위 소속 미래통합당 의원들은 인사청문회에서 김 후보자를 대상으로 이번 사건의 진상 규명을 촉구하고, 서울시 관계자들도 불러 사실관계를 따져 볼 방침이다.
한편 경찰은 A씨 측이 온·오프라인상으로 벌어지고 있는 2차 가해에 대한 추가 고소장을 제출한 데 대해서는 “당연히 수사할 것”이라고 의지를 드러냈다.
/한동훈기자 hoon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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