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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헬스TALK] 커지는 코로나 공기감염 가능성… “항바이러스 청정기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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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코로나 방역 지침 수정…"비말 아니라 공기 전파, 환기하라"
환자 재채기 2분 안에 병실 오염…바닥·벽면 오염 접촉감염 가능성도

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공기 전파 가능성을 인정한 것에 대해 국내 보건당국이 10일 사실상 동의하면서 "밀폐공간에서 밀집해 밀접하게 접촉하는 ‘3밀’ 환경에서 어떤 활동을 하든지 위험하다"며 환기와 마스크 착용의 중요성을 다시 강조했다.

앞서 WHO는 9일(현지 시각) 에어로졸(기체 중의 부유물)에 의한 코로나19 전파 가능성을 일부 인정하고 예방 지침을 개정했다. 혼잡한 실내 공간과 관련한 일부 발병 보고는 비말(침방울) 감염과 결합한 공기전파 가능성을 시사한다며 합창 연습, 음식점, 체육관 수업 등을 조심해야 할 대표적 사례로 꼽았다. WHO의 예방 지침 개정 전에 32개국 출신 과학자 239명은 WHO에 "코로나19의 에어로졸 감염을 100% 확신한다"는 내용의 공개 서한을 보낸 바 있다.

조선비즈

지난 5월 서울 경복궁에서 거행된 수문장 교대 의식에서 수문장이 도깨비 문양이 새겨진 마스크를 쓰고 있다. /연합뉴스



일반적인 호흡기 바이러스 전파 경로는 크게 △비말감염​ △공기감염 △접촉감염으로 나뉜다.​ 그동안 당국은 코로나19의 비말감염과 접촉감염 가능성만 고려했으나, 공기감염 가능성도 뒤늦게 인정한 것이다.

비말감염이란 감염자의 침, 콧물 등 체액이 기침 등으로 튀어나와 다른 사람의 입이나 코로 들어가 병원체가 중간 매개체 없이 감염이 이루지는 것으로 ‘직접 전파’에 해당한다. 비말(飛沫)은 튀어서 흩어지는 작은 침방울이라는 뜻인데, 비말 크기는 5㎛(1㎛=100만분의 1m) 이상으로 일반적으로 기침을 한 번 하면 약 3000개의 비말이 전방 2m 내로 분사된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풍진 바이러스가 이를 통해 전파된다.

한국입자에어로졸학회 자료에 따르면 비말 내에서 미생물의 생존 시간은 코로나 바이러스는 비말 내에서 3시간, 코로나 바이러스의 변종 바이러스는 24시간까지 생존 가능한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비말감염을 피하려면 감염자로부터 2m 이상 떨어지고, 마스크를 끼는 것이 중요하다.

접촉감염은 바이러스가 주변 사물의 표면에 존재해 감염시키는 것으로 손위생의 중요성을 부각시킨다.

공기감염은 비말핵(核)이라 불리는 바이러스 입자가 공기 중에 떠다니다가 사람에게 흡입되며 발생한다. 기침 등으로 튀어나온 비말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수분 성분이 증발되지만 남는 에어로졸 입자(비말핵)에 의한 감염이므로 ‘간접전파’의 일종이다. 중증 급성 호흡기증후군(SARS),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결핵, 홍역이 대표적 질환이다.

공기감염은 공기를 매개체로 하는 간접전파이므로 병원체가 생존하는 기간 동안 인체 호흡기로 침투해 감염을 일으킨다. 바이러스가 5㎛ 이하의 작은 입자들 속에서 공기 중에 떠다니다가 전파를 일으킨다. 최대 48미터 떨어진 사람도 감염시킬 수 있어 2m 거리두기의 방역수칙을 무용지물로 만들 수 있다.

메르스의 경우 국내 병실 에어컨 필터에서 메르스 바이러스가 발견되는 등 공기감염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공기감염의 경우, 에어로졸의 크기와 실내공간 기류 양상에 따라 비말이 광범위하게 확산될 수 있는 위험이 있으며, 바닥, 벽면 등에 부착돼 접촉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

한국입자에어로졸학회의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격리 병실내 환자의 재채기를 통해 토출된 0.1㎛ 이하의 비말은1~2분내 병실내 전체공간으로 빠르게 확산되며, 재채기시 토출 공기의 초기 속도는 약 15m/s에 이른다.

김우주 고려대학교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바이러스도 사스나 메르스와 같은 호흡기 바이러스 질환이고 임상도 비슷하기에 특수한 상황에서는 공기전파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야외의 개방된 거리나 환기 잘되는 실내에서 일상 생활을 할 때는 공기전파 가능성은 없지만 병원 같은 밀폐된 곳, 특히 중증 폐렴환자가 많은 양의 기침을 하면서 바이러스가 급증하는 곳일 경우 에어로졸로 잘게 쪼개지면서 2m 이상 멀리 있는 사람까지 감염시킬 수 있다. 의료기관에서는 극히 조심해야한다"고 지적했다.

학계에서는 이 때문에 환기 시설의 항바이러스 성능도 중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연세대학교 기계공학과 황정호 교수는 "실외에서 실내 공간으로 유입된 바이러스의 확산 방지를 위해서 실내 공기 정화를 위한 공기청정기 또는 환기설비에 항바이러스 성능이 부여되는 것이 필수적"이라며 "공기청정기 및 환기설비에 사용되는 필터에는 바이러스가 부착되는 즉시 사멸되는 강력한 항바이러스 성능과 필터 소재가 인체에는 유해하지 않는 특성을 동시에 갖출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효진 기자(oliv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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