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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박원순 서울시장 사망

이번엔 박원순, 또 이렇게 떠난 정치인 "사회적 책임은 어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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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영상 기자, 정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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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이 10일 새벽 실종 약 7시간 만에 서울 북악산 숙정문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실종 후 박 시장이 비서실 직원에게 성추행 혐의로 고소당한 사실이 알려졌다.

연이어 정치인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을 두고 애도의 시각도 있지만 비판적인 견해도 있다. 박종익 강원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사회적 책임이 큰 정치인이 가족이나 사회에 건전하지 못한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부정적인 학습효과를 낳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박 시장, 성 문제 불거지자 심리적 압박 느낀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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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이 9일 오후 실종 신고가 접수된 뒤 7시간 만에 숨진채 발견된 10일 새벽 서울 종로구 와룡공원에서 구급대원들이 빈 들것을 들고 공원을 빠져나가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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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경찰 등에 따르면 박 시장의 비서로 일하던 A씨는 성추행 등 혐의로 박 시장을 서울지방경찰청에 고소했다. A씨는 이달 8일 변호사와 함께 경찰을 찾아 박 시장을 고소장을 내고 고소인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2017년 이후 지속적으로 성추행이 이뤄졌고 휴대전화 메신저를 통해 박 시장이 여러 차례 개인적인 사진을 보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권 변호사 출신으로 특히 성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해온 박 시장이 자신의 행보와 반대되는 상황에 직면하면서 심리적 압박을 느낀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박종익 교수는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을 전면 부정해야 하는 상황에서 박 시장이 이를 회피하기 위해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내 정치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례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8년 7월 노회찬 당시 정의당 원내대표가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으로, 2015년 4월에는 성완종 당시 새누리당 의원이 경남기업 회장 시절 벌어진 자원개발 비리 의혹으로 수사를 받던 중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이전에는 2009년 5월 가족의 비리 의혹으로 여러 차례 검찰 소환 조사를 받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도 벌어졌다. 사회적 책임이 있는 정치인들이 오히려 극단적 선택을 최후의 방식으로 사용하는 셈이다.


"정치인은 사회적 책임 커…부정적 효과 낳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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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의 실종신고가 접수된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핀란드대사관저 인근에서 경찰 및 구급대원들이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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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경우 사회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크다고 지적했다. 박종익 교수는 "박 시장을 고소한 여성은 힘들게 용기를 냈는데 결국 온갖 누명을 쓰고 간접적으로 사람을 죽였다는 죄책감까지 느끼게 될 수 있다"며 "사회적 책임이 큰 정치인이 가족이나 사회에 건전하지 못한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부정적인 학습효과를 낳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몇 년간 유명 정치인, 연예인 등의 사망 사건이 벌어진 시기에 자살률도 함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는 유명인의 자살 사건이 언론을 통해 보도된 이후 모방자살 효과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 사회에서 자살에 대한 허용적 태도도 크게 늘고 있다. 보건복지부 조사 결과 '자살을 받아들여야 할 상황이 있을 수 있다'는 인식이 2013년 2.43점에서 2018년 2.61점으로 증가했고 '고통받는 상황에서 자신이나 타인의 자살을 용인하는 태도' 역시 2013년 2.96점에서 3.02점으로 늘었다.

박 교수는 "정치인들은 죽음으로 문제를 회피하고, 사회에서는 이미 죽은 사람에 대한 평가를 '부관참시'라며 자제하는 문화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생전에 벌어진 일들을 두고 냉정하게 공과 과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김영상 기자 video@mt.co.kr, 정한결 기자 han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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