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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끼리 코로나19 백신 쟁탈전... 동맹 맺고 사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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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영국 입도선매 경쟁… 유럽은 과당경쟁 막기위해 공동구매로 가닥
아스트라제네카⋅존슨앤존슨 "저소득 국가엔 백신 판매 수익 챙기지 않겠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공기감염 경고가 나오고 재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백신을 선점하려는 각국의 경쟁이 뜨겁다. 개발이 끝난 백신은 하나도 없지만 미국 등 선진국은 대형 글로벌 제약사들과 직접 계약을 맺고 후보물질을 입도선매하고, 자금력이 부족한 국가들은 공동구매를 위해 일시 동맹을 맺고 있다.

조선비즈

지난 3월 2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유럽발 항공편 입국자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위해 입장한 뒤 진료소 관계자들이 테이블의 시트를 교체하고 있다. /연합뉴스



9일(현지 시각) 세계보건기구(WHO) 발표에 따르면, 현재 전세계에서 임상시험에 들어간 코로나19 백신은 17개, 임상 전 개발 단계에 있는 백신은 132종에 이른다. 이 중 가장 빠른 속도로 백신 개발을 진행 중인 곳은 영국 옥스퍼드대의 제너연구소와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영국과 브라질, 남아프리카에서 이미 3상 임상시험에 돌입했으며 8월 중 미국에서도 3상 임상시험에 돌입할 예정이다. 3상 임상시험은 수만 명의 사람을 대상으로 약품의 안전성과 효능을 최종적으로 점검하는 단계로 유의미한 통계적 데이터를 얻는 것을 목표로 한다. 3상 임상시험을 통과하면 백신은 바로 시판할 수 있다.이 때문에 계획대로라면 오는 10월~11월쯤 개발을 완료할 것으로 보이는데 백신 확보를 위한 문의가 각국에서 쇄도하고 있다.

영국 정부가 가장 먼저 이들을 잡았다. 앞서 지난 5월 7일 영국 정부는 아스트라제네카와 총 1억회 접종 분량의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구매 계약을 맺었다. 올해 기준 영국 인구 6789만여명이 모두 한 번 이상 접종할 수 있는 규모다.

뒤늦게 이 회사를 잡은 미국은 더 많은 분량을 약속받았다. 미 정부는 같은 달 21일 아스트라제네카와 최대 12억달러(약 1조4346억원)의 계약을 맺으면서 백신 3억회 분량을 확보했다. 미국인들 전원이 한 번씩 맞을 수 있는 양이다. 미국은 자국 내 백신 수급을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외에도 모더나와 존슨앤드존슨에도 각각 4억8600만 달러(약 5810억원)와 4억5600만 달러(약 5451억원)의 지원금을 지급했다. 모두 백신 공급을 약속받은 대가로 지불한 돈이다. 입도선매 비용인 셈이다.

유럽연합(EU)은 동맹을 선택했다. 개별적으로 물량을 확보하는 국가들이 많아지는 건 출혈경쟁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회원국 간 재정 격차가 존재하기에 EU 내 결속을 해칠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 ‘포괄적 백신동맹’ 위원회를 만들어 백신 협상권을 위임하기로 했다. 이 곳 역시 6월 15일 아스트라제네카와 계약을 맺고 2020년 말까지 4억회 분량의 백신을 받기로 했다.

아시아에서는 일본이 EU의 일부 국가와 백신 공동 구매를 위한 조직 마련을 위해 조율을 시작했다. 지난 8일 니혼게이자이 신문에 따르면 유럽 국가들과 일본은 코로나19 백신 공동 구입을 위한 틀을 창설하기 위해 조정에 돌입했다. 일본과 영국 외에 이탈리아, 스페인, 노르웨이, 캐나다가 공동 제안했으며 현재까지 약 30여개 국가가 참가 의사를 밝혔다. 일본의 8억달러 지원 외에도 이들은 총액 200억 달러(23조9100억 원) 이상 자금을 마련해 백신을 구입한다는 계획이다.

미국은 이 모임에 참여하지 않는다. 이들은 특정 국가가 백신을 독점하지 않고 여러 국가들에게 폭 넓게 공급할 수 있도록 백신 구매 상한선을 인구의 20% 분으로 규정할 방침이다.

백신 개발에 도전하는 제약회사들 중에선 코로나19로 고통받는 저소득 국가로부터는 수익을 걷지 않겠다고 공언하는 경우도 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인도 혈청연구소(SIIPL)와 계약을 맺고 저소득 국가나 개발도상국을 위해 4억회분의 백신을 2020년 말까지 준비하기로 했다. 존슨앤드존슨은 가난한 나라에 백신을 판매하는 일로 이득을 얻지 않을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백신을 저소득 국가에는 글로벌 공공재로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이 밖에 세계백신면역연합(GAVI)은 개발도상국을 위한 백신 구입에 나선다. 선진국이 자금을 지원해 개발도상국 백신 공급으로 이어지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일본도 지난 6월 향후 5년간 약 3억 달러를 기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전효진 기자(oliv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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