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의왕 아파트 매각키로… “무거움 내려놓겠다” / ‘성난 민심 달래자’…당정청, 보유·거래세 전방위 손질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기재부 제공 |
10일로 예정된 당정청의 부동산 대책 발표를 하루 앞둔 9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경기도 의왕시 아파트를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부동산 등 정부 경제정책의 ‘컨트롤타워’로서 야당과 시민단체로부터 “고위 공직자 중 대표적 다주택자”라는 지적을 받는 게 영 부담스러웠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홍 부총리는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1주택자가 아니라는 무거운 마음을 내려놓겠다”며 “가족 같이 함께 해왔던 의왕 아파트를 매각하고자 한다. 오늘(9일) 매각 의뢰했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경기 의왕 아파트 지분과 세종시 나성동 주상복합아파트 분양권을 나란히 보유하고 있다. 문재인정부 첫해인 2017년 말 공무원 특별공급으로 분양권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단 ‘투기과열지구’인 세종시는 분양권 전매가 제한돼 이후 홍 부총리가 분양계약 해지를 시도했으나 불가 입장을 통보받았다고 한다.
홍 부총리는 “지난해 다주택 지적으로 분양권을 해소하고자 했으나 전매 금지규정이 있어, 입주 시 바로 매각하겠다고 밝혀왔다”며 “그런데 최근 공직자 다주택 해소 문제가 나오며 국무위원의 한 사람으로서 국민께 몸들 바 없이 송구했다”고 밝혔다.
이어 “1주택자가 되기 위해 분양권 매각을 기다리지 않고 가족같이 함께 해왔던 의왕 아파트를 매각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당정 협의를 위해 만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이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악수하는 모습. 연합뉴스 |
홍 부총리는 지난 30여 년 동안 경기 의왕과 안양 지역에서 거주했다. 이번에 팔기로 한 아파트는 홍 부총리가 지난 2005년부터 15년간 가족과 함께 산 곳이다. 깊이 정이 들어서인지 그는 “공직을 마무리하면 의왕 집으로 다시 돌아가리라 생각했었다”면서도 “이제 마음의 무거움을 주었던 그 멍에를 내려놓기로 했다”고 술회했다.
그러면서 “부동산시장이 조금 더 합리적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다시 해 본다”며 “투기 수요를 근절하고 실수요자를 보호하며 맞춤형 대응을 해나가겠다는 기조가 흔들림 없이 구현되도록 혼신의 노력을 더 보태겠다”고 다짐했다.
홍 부총리의 이 말은 10일로 예정된 당정청의 부동산 대책 발표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에 당정청이 부동산 정책을 전방위로 손질하기로 한 것은 치솟는 집값에 성난 민심이 좀처럼 가라앉을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부동산 업계에선 사상 유례가 없는 초강경 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한다. 애초에는 종합부동산세(종부세) 최고세율을 현행의 2배에 가까운 6%까지 높이는 방안만 담길 것으로 전망됐지만, 양도소득세 같은 거래세와 추가 공급대책 등 전방위 대책이 총망라할 것으로 점쳐진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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