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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8 (월)

"숨 쉴수 없어요" 27번 외친 흑인, 경찰 "말하지마. 산소 많이들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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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플로이드 사망 당시 녹취록 공개돼

백인 경찰의 무릎에 목이 눌려 숨진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 당시 녹취록이 8일(현지 시각) 공개됐다. 녹취록에 따르면 당시 그는 “난 숨 쉴 수가 없어요”라고 20차례 넘게 호소했으나, 경찰로부터 돌아온 말은 “그럼 말을 그만해. 말하는 데 산소가 엄청 많이 들거든”이었다.

뉴욕타임스(NYT) 등 현지 외신은 이날 플로이드가 숨진 미국 미니애폴리스 경찰 현장 바디캠(몸에 장착하는 특수단말기) 영상 녹취록을 일제히 공개했다. 총 82페이지 분량의 녹취록은 미니애폴리스 경찰과 플로이드가 나눈 대화 등이 상세히 적혀 있다. 이날 녹취록은 플로이드 체포에 가담했던 당시 경찰관 중 한 명이 자신의 무죄 증명을 위해 법원에 관련 증거를 제출하면서 알려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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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플로이드(왼쪽)와 그를 진압해 숨지게 한 당시 경찰관 데릭 쇼빈.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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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취록에 따르면 당시 플로이드는 자신의 목을 무릎으로 짓누른 경찰관 데릭 쇼빈에게 “숨 쉴 수가 없어요”라고 수차례 호소했다. 그러자 쇼빈의 동료 경찰관들은 “괜찮네. 말 잘하고 있잖아” “심호흡을 해라”며 무심히 넘긴다. 이 같은 플로이드의 호소는 27차례가량 반복된다.

이어 플로이드가 “당신들이 날 죽일 것 같은데요”라고 하자, 쇼빈은 “그럼 말을 그만하고, 고함도 그만 질러”라며 “말하는 데 산소가 엄청 많이 들거든”이라고 대꾸한다. 동료 경찰관이 플로이드의 상태를 걱정하자 쇼빈은 “괜찮다. 그래서 지금 구급차가 오고 있지 않냐”고 타박한다

이후 진압 현장을 목격하던 행인이 플로이드가 “숨을 쉬지 않고 있다”고 말하자 주변 경찰관들은 급히 그의 맥박을 짚고 “맥박을 느낄 수 없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쇼빈은 해당 시점로부터 2분이 넘게 플로이드의 목에서 무릎을 떼지 않는다. 실신한 플로이드는 뒤늦게 구급차에 실려 심폐소생술까지 받지만 이내 병원 응급실에서 사망 판정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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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지난 5월 25일 일어난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 당시 현장 모습. 당시 경찰관 데릭 쇼빈이 플로이드의 목을 무릎으로 짓누르고 있다. /AFP 연합뉴스


NYT는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 순간들은 전 세계를 떨게 하고 거리 시위를 일으켰다”며 “그러나 새로 공개된 증거는 전에 알려진 것보다 더욱 더 절망적인 장면들을 보여준다”고 평했다.

한편 쇼빈은 2급 살인 혐의 등으로 구속됐고, 플로이드 체포에 가담했던 알렉산더 쿠엥, 토마스 레인, 투 타오 등 나머지 전직 경찰관 3명은 2급 살인 공모 및 2급 우발적 살인에 대한 공모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이들 4명 모두 미니애폴리스 경찰에서 해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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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 당시 그를 직접 제압한 경찰관 데릭 쇼빈을 도운 혐의로 기소된 전(前) 미국 미니애폴리스 경찰 소속 경찰관 3명. 왼쪽부터 알렉산더 쿠엥, 토마스 레인, 투 타오. 이들 모두 사건 이후 해임됐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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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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