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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안희정 모친상 빈소의 대통령 조화 ‘논란’… 외신도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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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 통신, “한국에 여성을 위한 대통령은 없었다”는 언론 논평 소개

세계일보

모친상을 당한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교도소에서 잠시 풀려나 서울대병원에서 장례식 절차를 진행하는 모습. 뉴스1


‘한국에 여성을 위한 대통령은 없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모친상 빈소에 조화를 보낸 행위를 놓고서 일부 야당과 여성계가 강하게 반발하는 가운데 주요 외신이 이 문제를 비중있게 다뤄 눈길을 끈다. 아동 성착취물 사이트 ‘웰컴투비디오’ 운영자 손정우씨의 미국 송환 불허 결정에 이어 또 한국 정·관계의 젠더 감수성 부족이 국제사회의 비판적 시선에 직면했다.

8일 AFP 통신은 ‘한국 문 대통령이 성범죄자 가족 장례식 때문에 논란에 휩싸였다’라는 제목의 서울발 기사에서 문 대통령이 안 전 지사 모친상 빈소에 대통령 명의의 조화를 보낸 것을 놓고 빚어진 정치적·사회적 논란을 상당히 구체적으로 다뤘다.

안 전 지사는 현직 도지사 시절 여성 비서 김지은씨를 성폭행한 혐의로 2018년 기소됐다. 1심은 무죄를 선고했으나 2019년 2심은 유죄를 인정해 징역 3년6개월을 선고한 뒤 그를 법정구속했다. 이 형량은 대법원에서 그대로 확정됐다.

최근 안 전 지사가 모친상을 당하자 그는 교정당국의 형집행정지 결정으로 복역 중인 교도소에서 풀려나 빈소를 찾았다. AFP 통신은 문 대통령, 정세균 국무총리, 이낙연 전 총리 등 한국 정계의 주요 인사들이 앞다퉈 빈소에 조화를 보낸 사실을 언급했다. 특히 “한국 대통령을 상징하는 청와대 고유 문양과 문 대통령 이름이 새겨진 조화가 가장 눈에 잘 띄는 장소에 비치됐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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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의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모친상 빈소에 문재인 대통령과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가 보낸 조화가 나란히 놓여 있다. 연합뉴스


이어 통신은 진보 정치인들과 여성계 인사들의 비판적 언급을 전했다. 정의당 조혜민 대변인은 “대통령 등 직책을 걸고 조화를 보낸 행동이 대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고, 한 중견 언론인은 “문 대통령이 조화를 보낸 순간 한국에 여성을 위한 대통령은 없었다”고 논평했다.

그러면서 통신은 문 대통령이 ‘페미니즘 지도자(feminist leader)’가 되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당선됐음에도 한국에 가부장적 문화가 여전히 남아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선진국 클럽’으로 불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성별 임금 격차가 제일 크다는 점, 지난 2017년 기준으로 국회의원 중 여성이 19%에 불과해 국제의원연맹(IPU) 회원국 가운데 116위에 그쳤다는 점 등을 소개했다.

최근 외신들은 한국 사법부가 ‘웰컴투비디오’ 운영자 손정우씨를 미국에 송환하지 않기로 결정한 데 대해 비판적 보도를 한 바 있다. BBC 기자는 손씨에 대한 한국 법원 판결이 징역 1년6개월에 그친 점을 꼬집으며 “계란 18개를 훔친 것보다 더 가벼운 형량”이라고 전해 국제사회에 공분이 일기도 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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