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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1 (토)

트럼프·보우소나루·아베…코로나 대응 실패한 세계 정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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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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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세계를 휩쓸면서 일부 국가의 지도자들이 대응에 실패해 '꼴불견'으로 전락하고 있다.

특히 세계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수 나란히 1위와 2위를 달리고 있는 미국과 브라질의 경우 대통령들이 초기 대응 실패와 너무 이른 경제 재개로 심각한 감염 피해를 초래했다는 비판을 받으며 지지율이 추락하고 있다.

◇ 따뜻해지면 사라질 것이라던 트럼프 미국 대통령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진단 검사와 접촉자 추적 등 초기 방역에 실패한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는 미국에서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직전인 지난 2월 "날씨가 따뜻해지면 바이러스는 저절로 사라질 것"이라고 발언했다.

하지만 3월 이후 뉴욕·뉴저지주 등에서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되기 시작하자 의료진과 지방 당국은 제때 진단키트를 구할 수 없다며 호소했다. 의료진을 위한 마스크와 방호복 등 개인보호장비도 부족해 미국 정부는 독일로 수출 예정이었던 의료물자를 '납치(?)'해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뒤늦게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방역을 강화했지만 확진자 수가 조금 줄어드는 것처럼 보이자 곧바로 5월부터 경제 정상화를 주창했다. 전문가들이 "아직은 이르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지만 대선을 위해 경제 살리기에만 집중한 그는 막무가내로 각 주·지방정부들을 압박했다.

하지만 '준비 안 된' 경제 재개에 미국 내 확진자 수는 다시 급증해 지금은 매일 5만명 이상 나오는 추세다. 현재 미국 내 확진자 수는 300만명을 넘었고 사망자도 당초 예측을 넘어 13만명이 나왔다.

최근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온라인 수업만 듣는 유학생의 비자를 취소하겠다고 발표해 큰 파장이 일고 있다. 각 주에서 학교 문을 열도록 압박을 가하겠다는 의도인데, 등교가 재개되면 사람들이 일상으로 복귀해 경제가 정상화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되는 상황에서 마땅한 대비책 없이 무작정 등교를 재개하면 집단감염이 발생할 위험이 크다고 경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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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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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기에 불과하다는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브라질의 '트럼프'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 역시 경제를 최우선시하며 코로나19 사태에 대해서는 "기껏해야 독감"이라며 경시하고 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브라질 내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가 급속히 증가할 때도 "어차피 사람은 죽는다" "나보고 뭘 어떻게 하라는 것인가?"라는 등의 발언으로 무책임한 태도를 보였다. 현재 브라질 내 확진자 수는 171만명을 넘었고,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번째로 많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마스크를 쓰지 않고 주말마다 지지자들과 함께 경제 재개를 외치는 대규모 시위를 벌이며 자신의 지지층에만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봉쇄와 사회적 거리 등 규제조치를 강화하려 한 보건장관들은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마찰을 빚다가 두 명이나 잇달아 자리에서 물러났다.

보건을 희생한 브라질은 경제까지 잃고 있다. 제조업 활동이 무너지고 실업률이 높아지며 올해 브라질 통화 가치는 달러 대비 30%가량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사태가 진정되면 분노한 국민들이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끌어내릴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 보우소나루 본인이 코로나에 감염 : 심지어 보우소나루 대통령 자신도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정권이 '레임덕'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리우데자네이루 소재 싱크탱크인 이가라페 연구소 로버트 머가 소장은 "그는 대중에게 자신의 코로나 양성반응을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보이려 했지만 이는 그의 정권의 종말이 시작됐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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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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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베노마스크' 아베 신조 일본 총리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코로나19 대응은 '아베노마스크'로 요약된다. 코로나19가 지역사회에 전파되면서 마스크 품귀현상이 발생하자 아베 정부는 고육지책으로 지난 4월1일 전국 가구에 세탁 및 재사용 가능한 천마스크를 2장씩 배포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구성원이 2명을 넘는 가구에 대한 대책 미비에 비판이 일었고, 그나마 배포된 마스크조차 크기가 너무 작고 한번 빨면 너덜너덜해지는 등 품질 논란이 일었다. 비말이 100% 새는 등 차단 효과가 전혀 없다는 연구 결과에, 오히려 마스크에서 벌레나 머리카락이 발견되는 경우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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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노마스크 패러디 이미지 - SNS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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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된 일부 지역에서는 의료과부하 사태가 발생해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한 응급환자나 진단 검사나 빈 병실만 기다리다가 자택에서 숨진 코로나19 환자들이 속출했다.

이에 따라 일본 내에서는 아베 총리 지지율이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지난달 말 아사히신문 여론조사에 따르면 일본 정부의 코로나19 대책이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응답이 69%에 달했다. 코로나 대응 실패로 아베 총리의 지지율은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일본은 8일까지 연속 6일째 일일 확진자 수 200명대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감염 경로가 불분명한 지역사회 감염자가 많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비해 한국은 최근 2주간 일일 확진자 수가 50명 내외에 머무르며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hy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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