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 수소인터뷰 관련 차담회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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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지난달 전격 발표한 '구룡마을 100% 임대 전환'과 관련해 한 달만에 입장을 번복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강남구 국회의원을 만난 자리에서 "사업수지를 맞추기 위해 분양주택 일부를 포함시킬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난달 100% 임대안을 발표했던 실무진들도 인사철을 맞아 부서 이동을 한 상황이다. 현 담당자는 앞으로 6개월 간 관련 계획에 대해 검토한 후 내용이 바뀔 수도 있다고 했다. 충분한 검토 없이 성급하게 발표했다는 것을 인정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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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시장 "분양주택 넣을 수 밖에 없다"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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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미래통합당 박진 의원실에 따르면 박 시장은 지난달 16일 박 의원과 만나 구룡마을 개발 추진 방안을 포함한 강남 지역의 주요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박 의원은 이 자리에서 구룡마을 관련 이해 당사자와 주민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투명하게 추진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박 시장은 "원칙적으로 공공임대주택을 한 채라도 더 지으려는 입장이지만 사업적인 면에서 사업수지를 맞추기 위해 분양주택 일부를 포함시킬 수 밖에 없는 입장"이라고 대답했다. 이는 불과 9일 전, 민간분양 물량까지 100% 임대로 전환해 총 4000가구의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겠다던 서울시 발표와는 완전히 다른 얘기다.
서울시는 지난달 7일 개포 구룡마을에 임대주택 4000여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당초 분양주택으로 계획됐던 1731가구까지 100% 임대주택으로 전환해 마을 전체를 공공임대주택으로만 구성하겠다는 게 골자다. 사업시행자인 SH공사, 해당 기초자치단체인 강남구와의 사전 협의도 거치지 않은 깜짝 발표였다. 발표 후 강남구는 "사업성을 고려할 때 밑도 끝도 없는 희망사항"이라고 반박했지만 서울시는 "'로또 분양'을 막으려면 이 방법 밖에 없다"고 고집했다.
구룡마을. /사진제공=서울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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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임대 100%, 변경될 수 있다" 발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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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한달이 지난 지금 서울시는 이 논쟁에서 한 발 빼는 모양새다. 서울시 사업 담당자는 "사업성 검토 등 적어도 6개월 이상은 검토한 후에 결정해야 하는 사안"이라며 "검토 후에는 발표된 계획안에서 변동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충분한 검토 없이 발표가 먼저 나왔다는 점을 인정한 셈이다. 더불어 사업성을 감안하면 분양주택이 일부 포함될 수도 있다는 여지도 남겼다.
당시 실무진들이 이번 인사철을 맞아 모두 보직 변경되면서 담당 부서에서도 갈피를 못잡는 분위기다. 현재 서울시에서는 지난달까지 이 사안을 맡았던 담당자들이 모두 자리를 옮긴 상황이다. 강맹훈 서울시 도시재생실장은 인사철을 맞아 지난달 말로 퇴직했고 윤호중 도시활성화과 과장도 도시계획국 소속 전략계획과장으로 보직 변경됐다. 이 담당자는 "새로 온 실무진들이 정리되는대로, 이달 안에 관련 TF를 구성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결국 '구룡마을 100% 임대 공급'은 해프닝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커졌다. 100% 임대주택 공급은 문 대통령이 최근 김현미 국토부 장관에 주문한 '공급 물량 확대' 기조와도 상반된다. '그린벨트 해제' 이슈까지 나온 상황에서 강남 알짜땅에 임대주택만 짓는 게 서울시 입장에서도 부담이라는 게 중론이다.
한 관계자는 "구룡마을은 개인 사유지가 많아 일일이 정리해야 하는 등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며 "누구나 공감할 획기적인 개발방안이 나오지 않는 이상 1년 내 착공하겠다는 계획은 지켜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소은 기자 luckyss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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