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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4 (목)

이낙연 말처럼 추미애·윤석열 ‘같이’ 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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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장, 장관 지휘 수용… 외형상 ‘같이 갈 수 있는 여건’ 조성

세계일보

추미애 법무부 장관(왼쪽)과 윤석열 검찰총장. 세계일보 자료사진


‘윤석열 검찰총장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를 받아들이면 같이 가는 것이다.’

채널A 전직 기자가 연루된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과 관련, “윤 총장은 수사지휘에서 빠져야 한다”는 추 장관의 지휘를 윤 총장이 9일 전격 수용하면서 전날(8일)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의원의 발언 내용이 새삼 주목을 받게 됐다. 문재인정부 초대 국무총리를 지낸 이 의원은 민주당 차기 당대표 후보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그간 여권에는 ‘추 장관과 윤 총장이 더는 함께 갈 수 없는 사이가 되었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었다. 지난해 조국(불구속기소) 전 법무부 장관 수사 당시부터 윤 총장을 향해 ‘청와대에 항명했다’는 곱지 않은 시선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추 장관 취임 후 윤 총장을 ‘내치는’ 절차를 차근차근 밟은 다음 현 정권과 임기를 함께할 충성심 강한 새 총장을 물색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그런데 여당인 민주당의 차기 당권을 노리는 이 의원 입에서 ‘윤 총장이 추 장관 지휘를 받아들이면 같이 가는 것’이란 말이 나왔다. 차기 대권주자이기도 한 이 의원의 정치적 비중을 감안하면 상당한 무게감이 느껴지는 발언이다.

이는 무엇보다 ‘검언유착’ 의혹에 대한 추 장관의 수사지휘를 윤 총장이 수용하면 모든 ‘과거’는 불문에 부치고 윤 총장의 남은 임기를 보장하겠다는 취지로 이해돼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이달 말 취임 1주년을 맞는 윤 총장의 임기는 내년 7월까지다.

세계일보

문재인정부 첫 국무총리를 지낸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의원이 지난 7일 국회에서 민주당 차기 당대표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를 두고 야권에선 ‘조만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출범하면 검찰은 힘이 빠지고 윤 총장 역시 실권을 잃게 될 것인데 굳이 총장을 바꿀 필요가 있겠는가 하는 여권 핵심부 의중이 반영된 것’이란 분석이 제기됐다.

한편 대검은 이날 오전 ‘검언유착’ 의혹 수사에 관한 추 장관의 지휘 내용을 전면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정진웅) 수사팀이 계속 수사를 하고 중앙지검 이성윤 지검장이 그대로 지휘를 하되 윤 총장은 지휘 라인에서 완전히 빠지겠다는 것이다. 대검은 ‘추 장관의 지휘에 따라 윤 총장의 수사지휘권이 이미 박탈된 상태가 되었다’는 법리를 들었다.

다만 일각에선 이 의원이 민주당의 차기 당권을 잡더라도 추 장관과 윤 총장이 과연 같이 갈 수 있겠느냐며 회의적 시각을 내놓는다. ‘검언유착’ 의혹을 둘러싼 법무부와 대검 간 충돌의 와중에 감정의 골이 상할 대로 상한데다 ‘윤 총장에 대한 추 장관의 불신이 워낙 뿌리깊다’는 것이 법조계와 정치권의 중론이기 때문이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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