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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2 (화)

윤석열 ‘독립수사본부’ 건의… 추미애 "지시 이행 아냐" 즉각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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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검언유착 수사 지휘는 안해 / 서울고검장이 맡아… 결과만 보고” / 秋 “지시 이행으로 볼 수 없어” / 윤석열 응답 100분 만에 거절 / 추 법무·윤 총장 갈등 최고조

세계일보

추미애(왼쪽), 윤석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8일 ‘검언유착’ 수사지휘권 발동에 대해, 독립적 수사본부를 구성하고 지휘에서 손을 떼겠다는 윤석열 검찰총장의 건의가 나오자마자 이를 즉각 거부했다. 추 장관은 자신이 이행 ‘데드라인’으로 정한 9일 오전 10시까지 윤 총장의 추가 입장 변화가 없을 경우, 감찰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두 사람 간 정면충돌에 따른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윤 총장은 이날 오후 6시12분쯤 지휘라인에서 자신을 배제하고 김영대 서울고검장에게 지휘를 맡기는 독립수사본부를 설치하겠다고 법무부에 건의했다.

대검찰청은 윤 총장이 추 장관의 지휘를 존중하고 검찰 내·외부 의견을 고려한 결과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독립수사본부는 윤 총장의 지휘를 받지 않으며 수사결과만 윤 총장에게 보고하는 방식을 띠게 될 것이라고 대검은 설명했다.

추 장관은 그러나 “총장의 건의사항은 사실상 수사팀의 교체, 변경을 포함하고 있으므로 ‘문언대로’ 장관의 지시를 이행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며 거부 의사를 명확히 했다. 윤 총장의 건의가 있은 지 불과 1시간40분 만에 나온 결정이다. 추 장관은 수사지휘를 김 고검장에게 맡기는 방안이 ‘상급자의 지휘 감독을 받지 않도록 하라’는 자신의 지시에 어긋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추 장관은 지난 2일 검찰청법 8조에 근거해 윤 총장에 △전문수사자문단 심의 절차 중단 △수사팀 독립적 수사 뒤 결과 총장 보고 등 두 가지 사안을 이행하라고 명시적으로 지휘했다.

앞서 추 장관은 일주일이 다 돼 가도록 윤 총장이 장관의 지휘 수용 여부를 밝히지 않자 이날 오전 ‘9일 오전 10시’까지 입장을 밝히라며 ‘데드라인’까지 정해 윤 총장을 강하게 압박했다. 추 장관은 입장문에서 “더 이상 옳지 않은 길로 돌아가서는 안 된다. 총장의 현명한 판단을 기다리겠다”고 했다.

윤 총장의 입장이 나온 후 법무부는 9일 오전 10시까지 입장을 일단 다시 기다리겠다고 했다. 이때까지 윤 총장이 다른 입장을 내지 않을 경우, 추 장관은 사실상의 수사지휘 거부로 보고 후속 조치를 할 것으로 보인다. 윤 총장에 대한 법무부 차원의 감찰 착수 등이 거론된다.

이도형·정필재 기자 scop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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