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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코로나 확진’ 브라질 대통령, 마스크 벗고 기자들에 다가가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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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사망 세계 2위국임에도

평소 집회 참석 등 과소평가

언론협회 “고발할 것” 격분

[경향신문]



경향신문

코로나 걸렸는데 엄지 척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국영 TV브라질과의 인터뷰 도중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사실을 공개하면서 카메라를 향해 엄지손가락을 세우고 있다. 브라질리아 |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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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65)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브라질 내 관련 피해가 커지면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안일한 인식에 대한 비판도 커지고 있다.

7일(현지시간) 풀랴 지 상파울루 등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궁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5일부터 기침과 고열 등 증세를 보여 다음날 브라질리아 병원에서 코로나19 검사를 했고 이날 양성 판정을 받았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코로나19는 내리는 비와 같아서 누구나 걸릴 수 있다”며 고위험군에 속한 이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그는 “나는 어제와 마찬가지로 정상이며 매우 몸 상태가 좋다. 인생은 계속돼야 한다. 코로나19 때문에 공포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했다.

또한 취재진에게 다가가 마스크를 벗은 채 “나는 괜찮다”고 하기도 했다. 하지만 언론협회는 “취재진을 위험에 빠뜨렸다”며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연방대법원에 고발할 것이라고 했다. 브라질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와 사망자 모두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상황인데도,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코로나19에 무감각한 것으로 보인다고 브라질 언론들은 비판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에 코로나19 확진 후 말라리아 약 클로로퀸 계열의 유사 약물인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복용했다고 밝혔는데, 의학계에선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코로나19 발병 초기부터 “가벼운 독감 같은 것”이라면서 코로나19를 과소평가해온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마스크를 벗고 친정부 집회에 참석해 지지자들과 악수와 포옹을 하는 등 부주의한 행동으로 구설에 올랐다. 지난 4일에도 토드 채프먼 브라질 주재 미 대사와 정부 각료 등과 오찬을 했으며 당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단체사진을 찍었다. 오찬 참석자들을 비롯해 주말 동안 대통령과 접촉한 30여명이 검사를 받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이날부터 공식 일정을 취소한 채 관저에서 격리에 들어갔다. 그는 앞서 지난 3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러 미국에 다녀온 뒤 동행 인사들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자 코로나19 검사를 했으며 음성 판정을 받았다. 세계 국가 수반 중에서는 알베르 2세 모나코 국왕,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후안 오를란도 에르난데스 온두라스 대통령에 이어 네 번째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김향미 기자 sokh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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