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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야마모토 다로의 도쿄도지사 도전 실패가 주목받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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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당층 ㆍ여성 지지 낮고 선심성 정책도 호응 약해"
졌지만 상당한 홍보 효과를 얻었다는 분석도
한국일보

2013년 10월 참의원 시절 야마모토 다로(왼쪽). 지난해 7월 21일 실시된 참의원 선거에서 국회 진출에 성공한 루게릭병 투병 환자인 후나고 야스히코와 야마모토가 함께 기뻐하고 있는 모습. AFPㆍ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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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노무현’으로 불리는 야마모토 다로 레이와신센구미 대표가 도쿄도 지사 선거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야마모토는 일본 내 개혁을 바라는 이들과 젊은층의 지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65만7,277표를 얻어 고이케 유리코 현 도쿄도 지사가 획득한 366만1,371표의 20%에도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 참의원 선거에서 99만여표를 끌어 모으면서 돌풍을 일으켰던 야마모토가 이번엔 왜 패배했는지 일본 내에서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 일본 정치 전문기자 아즈미 아키코는 7일 포털 사이트 야후에 ‘왜 야마모토 다로는 도쿄도지사 선거에서 패했을까’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아즈미 기자는 먼저 야마모토가 ‘66만표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는 점을 지적했다. 2013년 참의원 선거 당시 야마모토가 당선된 표가 66만 6,684표였다는 것이다. 이번에 득표한 수와 거의 비슷하다.

그러면서 야마모토 패배 원인으로 세 가지를 꼽았다. 무엇보다 무당파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지 못했다는 것이다. NHK의 출구조사에 따르면 유권자 가운데 42%가 무당파 층이었는데 이중 절반의 표를 고이케 지사가 가져갔다. 반면 야마모토가 얻은 표는 야당 3당이 지원하고 있는 우츠노미야 겐지 보다 적었고, 심지어 간사이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보수정당 일본 유신회의 오노 다이스케와 비슷한 수준이었다는 것이다. 오노는 구마모토 현 부지사를 맡은 적이 있지만 도쿄에서 거의 무명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야마모토에게는 뼈아픈 실적이다.

다음으로는 야마모토가 내세우는 선심성 정책에 대한 의문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야마모토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책으로 1,400만명에 달하는 모든 도쿄도 도민에게 1인당 10만엔(약 110만원)을 지급하는 공약을 내걸었다. 재원은 국채에 해당하는 ‘도채’를 발행해 15조엔, 우리 돈 160조원의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건데 저출산이 급속히 진행되는데 도쿄도가 이를 견딜 수 있느냐는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여성의 지지율이 낮은 점을 들었다. NHK 출구조사를 보면 야마모토에 대한 여성의 지지가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즈미 기자는 여성 유권자들이 현실성이 떨어지는 제안의 이면을 파악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일보

한국아카데미 4기 마지막 강의와 수료식이 열린 7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호사카 유지 세종대 독도종합연구소 소장이 강연을 하고 있다. 이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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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는 최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야마모토 다로의 패배에 대해 이번에 입후보 시점이 느렸고, 고이케 지사가 TV토론을 거부한 것을 이유로 꼽았다. 호사카 교수는 “고이케 지사가 공약으로 내세우는 것이 현실성이 떨어지는 부분이 많았기 때문에 TV 토론을 했더라면 야당 후보들의 득표율이 높아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호사카 교수는 그럼에도 이번 선거에서 야마모토가 상당한 홍보효과를 얻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결과가 조금 좋지 않았지만, 이번 선거에서 야마모토 타로가 상당히 이름을 날렸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비슷하다는 얘길 했지만 서민을 위한 정치를 옛날부터 생각해 온 사람이다"라며 "앞으로 주목할 만한 사람이라는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고은경 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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