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4월 김안숙 서초구 의원 블로그에는 이혁진 전 옵티머스자산운용 대표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함께 찍은 사진이 올라있다. [사진 김안숙 블로그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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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 사건과 달리 옵티머스자산운용의 펀드 사기 의혹 사건에 수사팀 대응은 침착하면서도 빨랐다"
김재현(50) 옵티머스 대표 등 사건의 핵심 피의자 3명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8일 법조계에서는 이런 반응이 나왔다. 중앙지검 조사1부(오현철 부장)는 옵티머스 사건이 보도된 후 20일 만에 사건을 주도한 핵심 피의자들의 신병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라임 사건 수사와 달리 초기 대응을 제대로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사건은 옵티머스가 투자 위험이 적은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한다며 투자자들로부터 수천억원을 끌어모은 뒤, 실제로는 대부업체 등이 발행한 부실 사모사채 등에 투자한 의혹을 받는 사건이다. 투자자들과 약속한 투자처에 투자하지 않고 돈을 돌려주지 못한 점, 투자금이 코스닥 기업의 무자본 인수·합병(M&A)에 활용됐다는 점, 청와대와 여권 인사들이 오르내린다는 점에서 라임 사건과 유사해 '제2의 라임 사건'이라고도 불린다.
옵티머스 사태 관계도.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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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 환매 중단으로 1조6000억원대 투자 피해를 준 라임 사건은 수사 초기 핵심 피의자인 이종필(42) 전 라임 부사장과 기업사냥을 일삼았던 김봉현(46)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도주하면서 난항을 겪었다. 이 전 부사장과 김 전 회장은 각각 지난해 11월, 올해 1월 구속영장 실질심사 직전 잠적했다. 이들이 경찰에 잡힌 건 5개월여가 지난 4월23일이었다. 그동안 이들은 범죄 수익의 상당 부분을 탕진하고 도주 자금으로 소진했다. 정치권 연루 의혹에 대한 수사도 차질이 빚어졌다.
라임사태는 무엇인가?.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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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 초기부터 검사 10여명 집중 투입
옵티머스 수사팀은 실제로 라임 수사를 반면교사 삼았다고 한다. 지난달 19일 고발장이 접수된 이후 금융 사건을 다뤄봤던 검사 10여명을 집중 투입해 피의자 신병과 증거 확보를 최우선 목표로 삼았다.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이들에 대한 위법 사실을 통보받은 직후인 지난달 24~25일에는 옵티머스 사무실 등 18곳을 대대적으로 압수수색하며 증거를 끌어모았다. 이를 토대로 수사팀은 지난 5일 핵심 피의자 4명에 대한 구속 영장을 청구했다. 이 중 3명에 대한 영장이 7일 발부됐다.
최창훈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피의사실에 대한 소명자료가 갖춰져 있고 사안이 중대하며, 펀드 환매 중단 사태 이후 보여준 대응 양상 등에 비춰 구속의 사유가 있다"고 발부 사유를 밝혔다. 김 대표와 옵티머스 2대 주주 이모(45)씨, 이 회사 이사겸 H법무법인 대표변호사 윤모(43)씨는 곧바로 구속됐다. 다만 함께 영장이 청구된 이사 송모(50)씨에 대한 영장은 기각됐다. 도주 우려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이유 때문으로 보인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의 펀드사기 의혹으로 수사를 받는 이사 윤모씨(왼쪽)와 송모씨가 7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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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안팎에서는 수사를 이끄는 오 부장(사법연수원 29기)이 중앙지검 현직 부장 중 유일하게 남부지검 금융조사1부장 경력을 가진 데다 특수수사 경험이 많아 이번 사건 책임자로 적격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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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특보 출신 이혁진 등 여권 의혹 수사가 더 중요"
중앙지검은 이번 사건 수사를 위한 대규모 특별수사팀 구성을 검토하고 있다. 이들에 대한 최대 구속 기간인 20일 동안 이들이 받는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사문서위조 및 행사 등의 혐의에 대해 기소하는 동시에 정치권 연루 의혹도 파헤칠 것으로 전망된다.
수사는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 증권범죄합수단 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펀드 자금이 흘러 들어간 회사들에 대한 자금 추적이 앞으로 중요해 수사력을 집중해야 할 것"이라며 "해외 도피 중인 이혁진 전 옵티머스 대표의 신병도 확보해 국민적 관심 사안인 여권 인사들에 대한 연루 의혹도 철처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2012년 4·11 총선에서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의 전략공천을 받고 서울 서초갑에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그는 2012년 12월 대통령선거 때는 문재인 당시 후보의 금융정책특보를 맡았다. 구속된 윤 변호사의 부인 이모 변호사는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으로 근무하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최근 사퇴했다.
강광우 기자 kang.kwang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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