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이 북한과의 대화 재개 의사를 분명히 했다. 2박3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은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는 8일 한반도 평화를 위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를 전했다.
비건 부장관은 이날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외교부 청사에서 만나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년간 여러 만남을 통해 내린 결론이 있다"며 "그 비전은 더 견고한 한반도 평화, 한반도 핵무기 제거, 한국 사람들을 위한 더 밝은 미래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위원장이 이런 사안에 대해 협상할 준비가 됐고 권한있는 카운터파트(협상상대)를 임명하면 북한은 우리가 그 순간 (대화할) 준비가 됐음을 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준비되면 미국도 준비됐다는 뜻이다.
비건 부장관은 "한반도의 평화로운 결과 도출을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며 (평화가) 매우 가능하다고 믿는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 노력을 계속하기 위해 우리를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7일(현지시각) 미국의소리(VOA)와 인터뷰에서 3차 미북정상회담과 관련 "나는 그들(북한)이 만나고 싶어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고, 우리도 물론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자가 '김정은과 또 한 번의 정상회담을 할 것이냐'고 묻자, 트럼프 대통령은 "만약 도움이 된다면 그렇게 하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조세영 외교부 1차관과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제8차 한미 외교차관 전략회의에 앞서 코로나식 인사를 하고 있다. 2020.07.08. photo@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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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훈 본부장은 "우리는 현 상황에 비춰서 조속한 시일 내에 대화의 물꼬를 틀 수 있는 그런 방도에 대해 심도 있게 협의했다"며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대화와 협상만이 유일한 방법이고 이를 위해 한미는 조속한 재개를 위해 전력을 다해나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비건 대표는 북한과 대화 재개 시 균형 잡힌 합의를 이루기 위해 유연한 입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재확인했고 관련 노력을 지속해나가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 본부장은 "비건 대표와 나는 이러한 입장 하에 앞으로 한미 간 빈틈없는 공조 체제를 유지하고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주변국과 국제사회와 긴밀하게 소통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남북협력을 강력지지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한반도 정세 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비건 부장관은 "미국은 남북 협력을 강력하게 지지하며 우리는 이것이 한반도 안정에 중요한 요소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또 "우리는 남북 협력에 있어 대한민국 정부를 전격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건 부장관은 이번 방한에서 북한 측 거부로 만남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보도에 대해 "북한에 만남을 요청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같은 보도는 이상하다"고 말했다. 비건 부장관은 "이번 방문의 목적은 가까운 친구와 동맹국을 만나는 것"이라며 "나는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나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지시를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 이날 오전 비건 부장관은 조세영 외교부 1차관은 8차 외교차관 전략대화를 가졌다. 한미 동맹, 코로나19 대응, 한반도 문제, 지역 정세, 글보벌 이슈 등을 논의했다. 외교차관 전략대화는 2006년 7월 구성됐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두 번째로 열렸다.
비건 부장관은 대화 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한반도 평화에 대해 논의했고, 올해 한국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진전을 이뤄내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미 동맹에 대해서는 "한반도 방위에 대한 미국의 약속은 철통같고 우리는 그 약속을 계속 지킬 것"이라며 "한미와 역내 국가들의 미래 협력을 발전시키는 것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전했다.
조 차관은 한반도 및 역내 정세에 대해 "개방성, 투명성, 포용성이라는 역내 협력 원칙 따라 우리의 신남방 정책과 미국의 인도 태평양 전략의 조화로운 협력을 계속해서 모색해 나기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미는 11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한미간 협상을 조속히 타결해야 한다는 데 대해 공감했다. 조 차관은 "양측은 가급적 조속한 시일 내에 상호 수용 가능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한다는 데 공감했다"고 밝혔다.
한미는 지난해 9월부터 7차례에 걸쳐 협상을 진행했다. 3월 말 실무선에서 지난해 분담금(1조389억원) 대비 13% 인상안에 잠정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막판에 거부하면서 협상은 답보하고 있다.
조 차관은 한미 동맹에 대해 "비건 부장관과 저는 6·25전쟁 이후 지난 70년간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의 핵심축 역할을 하면서 끊임없이 진화·발전했다는 점을 평가했다"고 말했다.
양국은 지난 6월1일 한미 정상 통화에서 논의됐던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 초청 및 확대회담 문제에 대해서도 계속 긴밀히 협의해 나기기로 했다.
한편 비건 부장관의 방한에는 알렉스 웡 대북특별부대표, 미미 왕 부장관 전략보좌관 등이 동행했다.
김평화 기자 peac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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