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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대권가도 첫 시험대 오른 이낙연 "가시밭길 마다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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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당권 도전 공식 선언
한국일보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7일 국회 소통관에서 당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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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7일 “민주당과 제게 주어진 (코로나19) 국난극복의 역사적 책임을 이행하는 데 모든 역량을 쏟아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당 대표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유력 대선주자라는 점에서 이에 대한 경쟁력 검증과 당내 주류인 친문재인 그룹 끌어안기가 남은 경선 기간 동안 이 의원의 최대 과제가 될 전망이다.

이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가진 출마 기자회견에서 “국가가 위기에 처했을 때 ‘너는 어디에서 무엇을 했느냐’는 훗날의 질문에 대답할 수 있어야 한다고 판단했다”며 “민주화 이후 최장수 총리와 전례 없는 (코로나19) 국난극복위원장의 경험을 살려 당면한 위기의 극복에 최선으로 대처하겠다”고 당권 도전 이유를 밝혔다. 이 의원은 그러면서 “국난극복의 길에 때로는 가시밭길도, 자갈길도 나올 것”이라며 “저는 어떤 어려움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이 의원은 당권 도전 이후의 밑그림도 제시했다. 먼저 당정청 관계에 있어 "민주당은 정부에 협조하고 보완하겠다"면서도 "때로는 대안을 제시하고 정부를 선도해 최상의 성과를 내는 건설적 협력관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식 기자회견 이후 기자들과의 만남에서도 이 의원은 “정부보다는 당이 더 현장에 밀착해있기 때문에 당의 역할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향후 당이 중심이 돼 정국 상황을 끌고갈 의지를 확실히 내비친 것이다. 이 의원은 대야 관계에 있어서는 "가칭 '민생연석회의'와 '평화연석회의'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기회를 갖는다면 먼저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을 찾아뵙겠다"며 "김 위원장과 35년 정도 좋은 선후배로 지내왔다. 배울 것은 배우고 부탁드릴 것은 부탁드리며 협조를 요청하겠다"고 했다.

당내에서는 유력 대선주자인 이 의원이 ‘대세론’을 형성하고 있다는데 대체로 공감하는 분위기다. 다만 8 ㆍ29 전당대회까지 남은 50여일 동안 경쟁자인 김부겸 전 의원의 견제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전 의원은 대권 포기라는 배수진을 치고 이 의원의 대세론에 맞설 태세다. 김 전 의원을 고리로 당내 잠재적 대권주자들이 이 의원 견제를 위해 '반이낙연' 전선을 구축할 경우, 대세론은 언제든 흔들릴 수 있다. 결국 당내 최대 계파인 친문 그룹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가 이 의원 당권 도전의 마지막 조각이 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 박광온 최인호 등 일부 친문 의원들이 선제적으로 이 의원 지원에 나서고 있지만, "좀 더 지켜봐야 하지 않겠느냐"는 여론이 아직까지는 우세하다.

이런 분위기 때문인지 평소 말을 아끼는 이 의원도 이날 출마선언에서만큼은 현안 질문에 비교적 선명하게 답했다. 당권을 넘어 대권까지 ‘준비된' 후보라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실제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의 ‘강남 부동산 소유’ 논란에 대해 “좀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합당한 처신과 조치가 있기를 기대한다”고 비판적 입장을 내비쳤다. 반면 검언유착 논란과 관련해 갈등을 빚고 있는 추미애 법무부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서는 “장관의 합법적 지시는 검찰이 따르는 게 당연하다”고 추 장관에 힘을 실었다.

동교동계 출입기자로 김대중 전 대통령이 발탁해 정치권에 입문한 뒤, 전남지사와 국무총리까지 지낸 5선의 이 의원이 당권 도전이라는 내부의 시험대를 넘어설 경우 대권으로 가는 고지도 한발짝 더 다가서게 된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조소진 기자 soj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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