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티머스자산운용의 펀드사기 의혹으로 수사를 받는 이사 윤모씨(왼쪽)와 송모씨가 7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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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처를 속여 펀드 자금 수천억원을 끌어모은 혐의를 받는 옵티머스자산운용 김재현(50) 대표가 검찰에 구속됐다.
최창훈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7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하고 "피의사실에 대한 소명자료가 갖춰져 있고 사안이 중대하며 펀드 환매 중단 사태 이후 보여준 대응 양상 등에 비춰 구속의 사유가 있다"며 김 대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함께 청구된 옵티머스 2대 주주 이모(45)씨, 이 회사 이사 겸 H 법무법인 대표 윤모(43)씨의 구속영장도 같은 사유로 발부됐다. 사내이사 송모(50)씨에 대해선 "현재까지 수사진행 경과, 피의자의 실질적인 지위와 역할, 가족 등 사회적 유대관계 등을 종합해 보면 구속해야 할 사유와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영장이 기각됐다.
서울중앙지검 조사1부(오현철 부장검사)는 지난 5일 김 대표 등 4명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들은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해 연 2.8∼3.2%의 수익을 낸다며 수천억 원을 끌어모은 뒤 서류를 위조해 대부업체와 부동산컨설팅업체 등의 부실 사모사채에 투자한 혐의(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등)를 받는다.
부실 펀드의 만기가 돌아오면서 지난달 17일 이후 환매가 중단된 투자금은 1000억원을 넘었다. 지난 5월말 기준 펀드 설정 잔액이 5172억원이고 대부분 비슷한 구조로 설계된 펀드들이어서 피해액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윤씨는 영장실질심사에서 "펀드 서류를 위조한 건 맞지만 김 대표의 지시를 받아 한 일"이라며 구속될 만큼 책임이 크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날 심문을 포기한 김 대표는 투자처 발굴을 담당한 H 법무법인이 서류를 위조한 사실을 뒤늦게 확인했다는 입장이었다.
검찰은 펀드 자금이 어디까지 흘러들어갔는지, 펀드 판매사와 수탁사·사무관리회사 등에 법적 책임이 있는지 수사할 방침이다. 조사1부와 범죄수익환수부 등 소속 검사 10명 안팎으로 구성된 수사팀을 확대해 펀드 사기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꾸리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제2의 라임사태'로 불리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청와대 행정관, 여권 인사 등이 연루됐다는 의혹도 불거지고 있다. 전직 옵티머스 대표 이혁진(53)씨는 민주당 총선 후보 출신이자 과거 문재인 대통령 대선 캠프 금융특보 출신으로 알려졌다. 그는 현재 외국으로 도피했다.
핵심 피의자인 윤씨의 부인 이모 변호사는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으로 근무하다 최근 그만뒀다. 이 변호사는 옵티머스의 자금이 흘러 들어간 코스닥 업체의 사외이사를 맡기도 했다. 옵티머스는 환매 중단 사태가 터지기 전까지 이헌재 전 재정경제부 장관, 채동욱 전 검찰총장 등 친여 성향의 인사들을 자문단으로 뒀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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