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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WTO 첫 여성 수장 나올까… 차기 사무총장선거 5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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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 등 5개국 후보 출사표 / 유본부장·응고지 前장관이 여성 / 유력주자 호건 불출마 혼전양상 / 阿후보 2명… 단일화 실패 변수로 / 韓, 중재자론 앞세워 회원국 공략 / 한·일 갈등 악화속 日 대응에 관심 / 日 산업상 “선출과정 확실히 관여”

세계일보

자유무역을 통한 세계 경제발전을 목적으로 하는 세계무역기구(WTO)의 차기 수장을 결정하기 위한 외교전이 본격화하고 있다.

WTO 신임 사무총장 입후보 등록이 8일(현지시간) 마감되면서 치열한 5파전을 예고하고 있다. WTO에 따르면 7일 현재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을 포함해 5국의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다. 추가 입후보자가 없으면 유 본부장과 함께 헤수스 세아데 멕시코 외교부 북미담당 차관,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스탠다드차타드 비상임이사(전 나이지리아 재무장관), 하미드 맘두 미국의 세계적 로펌 킹앤드스폴딩 수석변호사(이집트), 투도르 울리아노브스키 전 몰도바 외교부 장관(입후보 순)이 일전을 치른다. 그동안 유력 주자로 꼽히던 호건 유럽연합(EU) 무역담당 집행위원(장관 격)이 지난달 말 불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혼전 양상이다.

이번 선거는 호베르투 아제베두 현 총장이 돌연 지난 5월 임기 1년이 남는 8월 말 퇴임하겠다고 밝히면서 이뤄지게 됐다. 보통 총장 선거전은 6개월 정도 소요되지만 이번에는 2개월 정도 남았다.

이번 선거에서는 WTO 최초의 여성 수장 탄생 여부도 관심이다. 유 본부장 외에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전 나이지리아 장관이 여성이다. 그는 세계은행 전무이사를 역임해 국제적인 지명도가 높다는 것이 강점이나 나이지리아와 이집트 후보가 출마해 아프리카 후보 단일화에 실패했다는 점이 변수다. WTO 164개 회원국 중 약 3분의 1에 달하는 54개국이 아프리카 국가다.

우리 정부는 중견국·중재자론을 앞세워 전 세계 외교망을 동원해 선거전에 나서고 있다. 이해관계가 첨예한 미국과 중국, 유럽 사이에서 중립적 역할을 하면서,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사이에서도 중재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논리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도 최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유 본부장의 당선 가능성에 대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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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본부장 출마에 일본은 긴장하는 분위기다. 한·일 갈등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한국의 후쿠시마산 농수산물 수입규제 문제와 관련한 일본의 패소, 일본의 수출규제 문제에 대한 한국의 제소 등 WTO를 무대로 양국의 대립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요미우리신문은 이날 ‘WTO 사무총장 선거 혼전’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유 본부장 출마와 관련해 “한국과 수출관리 강화를 놓고 대립하는 일본이 어떻게 대응할지도 주목할 부분”이라고 보도했다. 가지야마 히로시 일본 경제산업상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WTO 사무총장 선출 관련 질문에 “현재 코로나19 대응과 WTO 개혁 등 과제가 산적한 가운데 다각적 무역체제의 유지·강화를 향해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인물이냐가 중요하다”며 “그런 관점에서 일본으로서도 선출 프로세스에 확실히 관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는 주일 한국대사관 채널을 통해 일단 일본 측에도 유 본부장 지지를 요청해 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기준 일본은 미국(11.59%), 중국(10.10%), 독일(7.10%)에 이어 4번째로 많은 WTO 분담금(4.04%)을 담당하고 있다. 한국은 이번 출마국 중에서는 가장 많은 2.96%(7위)를 분담하고 있다.

도쿄=김청중 특파원 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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