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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1 (토)

스페인 연구진 "인구의 5%만이 코로나19 항체 보유"..."집단면역, 비윤리적이고 실현 불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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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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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정부가 6일(현지시간) 오전 북서부 갈라시아 지역에 봉쇄령을 내린 가운데 경찰이 A8 고속도로를 단속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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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 가장 코로나19 피해가 컸던 국가 중 하나인 스페인 인구의 5%만이 코로나19 항체를 갖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는 인구의 60% 이상이 감염되면 바이러스 확산을 막을 수 있다는 이른바 ‘집단면역’은 사실상 불가능함을 보여주는 결과다.

스페인 국립 카를로스 3세 보건연구소가 6일(현지시간) 의학전문지 랜싯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스페인 인구의 95%는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면역이 생기더라도 불완전하고, 짧은 시간 동안 지속됐다가 사라질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스페인 확진자의 거의 절반을 차지했던 마드리드에서는 10%가 항체를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바르셀로나에서는 그 비율이 7%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지역의 경우에는 항체 보유율이 이보다 훨씬 낮았다.

논문은 “코로나19 피해가 막심했던 스페인에서 (이전에 코로나19에 감염돼 항체가 있는지를 확인하는) 혈청학적 유병률이 낮게 나타난 것은 다른 나라에 참고가 될 수 있다”면서 “현재로서는 다수의 인명 피해와 의료 시스템에 대한 과도한 부담을 감수하지 않고서는 집단면역을 달성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논문 제1저자인 마리나 폴란 박사는 “일부 전문가들은 60%가 항체를 보유하면 집단면역을 이룰 수 있다고 보지만, 지금 우리는 거기서 너무나 멀리 떨어져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스페인 전역에 봉쇄령이 내려진 상태였던 지난 4월27일부터 5월11일까지 전국에서 6만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6만1000명은 최근 유럽에서 이뤄진 코로나19 혈청학 관련 12개 연구 중 가장 규모가 큰 것이다.

제네바 신종 전염병 연구소 소장인 이사벨라 에커를 박사와 제네바 대학 감염병학자 벤자민 마이어 교수는 CNN에 “이같은 결과를 통해 볼 때 자연 감염을 통해 집단면역을 달성하려는 접근은 매우 비윤리적일 뿐만 아니라 실현 불가능하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또 “대다수 인구가 면역이 없는 상태에서 봉쇄 완화로 재확산이 이뤄지면 빠른 속도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국면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스페인은 이탈리아와 함께 유럽에서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컸던 나라다. 누적 확진자는 29만여명, 누적 사망자는 2만8000여명이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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