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검사는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우리나라에서 터무니없는 판결을 받은 자를 미국으로 보내 상응하는 벌을 받게 해달라고 국민이 그토록 염원하는 것에 최소한 부끄러움이라도 느꼈어야 한다”면서 “결정문을 읽고 화가 났다 슬펐다 절망했다 욕을 했다를 무한반복한다”고 토로했다.
서 검사는 “머리를 쥐어뜯으며 디지털 성폭력 피해자 보호대책 보고서를 작성하다가 모든 게 멈춰버렸다”며 “미투 이후 무엇이 가장 힘들었냐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한 적이 있다. ‘변하지 않는 현실 속에서 희망을 놓지 않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 과연 희망이라는 게 있기는 한 것일까”라고 반문했다.
서 검사는 결정문을 한줄 한줄 거론하며 지적했다. 서 검사는 결정문의 ‘범죄인을 더 엄중하게 처벌할 수 있는 곳으로 보내는 것이 범죄인 인도 제도의 취지가 아니다’는 내용을 두고 “범죄인 인도법 제1조에 따르면 범죄진압과정에서의 국제적인 협력을 증진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손씨의 인도는 이에 딱 부합한다”고 반박했다.
‘대한민국이 주권국가로서 범죄인에 대하여 주도적으로 형사처벌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는 부분을 두고서는 “주도적으로 권한을 행사하셔서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징역 1년6월을 선고한 건가”라고 지적했다.
손씨를 인도하지 않는 것이 대한민국 아동청소년음란물 제작을 예방하고 억제하는 데 상당한 이익이 된다고 언급한 대목에 이르러서는 “내 눈을 의심했다. 혹시 반어법인가”라고 반문했다.
재판부가 W2V 회원들에 대한 수사가 필요할 수도 있고 사이트 운영자였던 범죄인 신병을 대한민국에서 확보해 수사 과정에서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근거를 댄 것을 두고 “사이트 회원들에 대한 경찰 수사는 공식 종료됐다. 추가 수사 계획도 없다. 경찰이 기소 의견으로 송치한 회원 217명 중 43명만 유죄선고를 받았고 이 중 실형은 손씨 단 1명”이라고 말했다.
서 검사는 ‘수사기관과 법원에서도 종래 수사 및 양형 관행에서 탈피하여 재발 방지를 위한 적극적 노력과 실천을 경주하여야 할 것임’이라는 언급에 대해서는 “딱 그렇게 판사 자신이 했어야”라고 일침했다.
끝으로 서 검사는 ‘#처음부터끝까지틀렸어한글자도안맞아#권위적인개소리#수사기관입법기관운운말고너만잘하면됨#법원도공범이다#끔찍한대한민국’라는 해시태그를 달며 분노를 드러냈다.
서울고법 형사20부(부장판사 강영수 정문경 이재찬)는 6일 범죄인인도조약에 따라 손씨를 인도해달라는 미국 청구를 거절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날 손씨 송환 결정이 불발되면서 손씨는 오후 1시쯤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바로 석방됐다.
손씨는 지난 2015년 7월부터 약 2년 8개월간 다크웹을 운영하면서 4000여명에게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제공하고 대가로 4억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W2V에는 생후 6개월 영아에 대한 성착취 영상물까지 존재했으며 가장 인기있는 검색어는 ‘%2yo’(2세), ‘%4yo’(4세) 등이었다.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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