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승희 대표 "손정우, 1년 6개월로 끝… 사법부 반성해야"

"법원, 촬영물 성폭력 얼마나 심각한 범죄인지 알아야"

'웰컴 투 비디오' 운영자인 손정우씨가 6일 미국 송환 불허 결정으로 석방돼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의왕=뉴시스

서승희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대표가 세계적인 아동 성착취물 사이트인 '웰컴 투 비디오' 운영자 손정우씨가 솜방망이 처벌을 받았던 것을 두고 "사법부가 국민에게 신뢰를 잃었다"고 비판했다.

서 대표는 6일 YTN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에서 "법무부에서도 의지를 표명했는데, 범죄인 인도 불허 결정이 나온 것은 의외"라며 "많은 시민이 분노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재판부가 인도 거절의 이유로 관련 사건 처벌을 든 것과 관련해서는 "사법부가 국민에게 신뢰를 잃은 것이 핵심이고, 신뢰를 잃은 책임조차도 사법부에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 사건"이라며 "2심에서 1년 6개월 형을 받은 것부터가 문제의 시작"이라고 지적했다. 손씨는 1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고, 2심에서 1년 6개월의 실형을 받았었다.

서 대표는 "아동ㆍ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에서 '아동ㆍ청소년성착취물의 제작ㆍ배포 등' 조항을 적용했다면 최대 무기징역까지 선고받을 수 있는 사건이었다"며 "1년 6개월밖에 형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많은 국민이 공분하고, 불합리한 처사라고 공감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고 밝혔다.

또 "손씨에 대해서는 이미 1년 6개월로 처분이 났다고 보시는 게 맞을 것 같다"며 "추가적인 수사나 재판을 염두에 두고 한 이야기인지 다시 확인해 볼 필요는 있지만, 일단 이번 사건과 관련해서는 (처벌이) 끝났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별건으로 사건이 구성되면 충분히 적극적으로 해석해서 처벌받을 수 있다"면서도 "가능할지에 대해서는 사건 진행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1년 6개월 형을 받고 석방된 것 자체가 저를 비롯한 많은 국민은 납득할 수 없다"며 "이와 같은 처분으로 사건이 끝났다는 것에서 사법부는 굉장히 충분한 반성과 통감, 더 나아가 책임을 지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 대표는 "상향 평준화된 양형 기준이 만들어지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면서도 ”재판부가 촬영물을 이용한 성폭력이 여성들에게 어떠한 심각한 범죄로 다가오는지 인식하고 제대로 된 형량을 내리는 것이 필요하다"고도 말했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