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들 “장 선수, 항상 선수들 이간질하며 따돌림” / 장 선수 “마음 아프지만,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했다”
고 최숙현 선수의 동료 선수들과 이용 의원 등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고(故) 최숙현 선수의 동료들이 “처벌 1순위는 전 주장인 장윤정 선수”라는 추가 폭로가 나왔다. 장 선수는 한국 트라이애슬론을 대표하는 선수로 2010년 아시안 게임에서 개인전 동메달을 획득하며 대한민국 최초의 아시안 게임 트라이애슬론 메달리스트가 됐다. 이후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6일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동료 선수 두 명은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은 감독과 특정 선수만의 왕국이었으며, 폐쇄적이고 은밀하게 상습적인 폭력과 폭언이 당연시돼 있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그들은 “경주시청 선수 시절 동안 한 달에 10일 이상 폭행을 당했고 욕을 듣지 않으면 이상할 정도로 하루하루를 폭언 속에서 선수 생활을 했다”고 증언했다.
우선 피해 동료 선수들은 “감독은 2016년 8월 점심에 콜라를 한 잔 먹어서 체중이 불었다는 이유로 빵을 20만원어치 사와 숙현이와 함께 새벽까지 먹고 토하게 만들고 또 먹고 토하게 시켰다”고 강조했다.
또 “견과류를 먹었다는 이유로 견과류 통으로 머리를 때리고 벽으로 밀치더니 뺨과 가슴을 때렸다”고 구체적으로 증언했다.
이어 “부모님과의 회식 자리에서 김 감독이 아버지께 ‘다리 밑에 가서 싸우자’고 말하고 어머니한테는 ‘뒤집어엎는다’고 협박까지 했다”고 말했다. 또 “국제대회에 나갈 때마다 80~100만원가량 사비를 장윤정 선수 이름의 통장으로 입금하라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장 선수에 대해 “항상 선수들을 이간질하며 따돌림을 시키고, 폭행과 폭언을 통해 선수를 지옥의 구렁텅이로 몰아넣고 정신적 스트레스로 스스로 무너지게 만들었다”며 “그 선수 앞에서 저희는 사람이 아닌 존재가 되는 것 같았다”는 심경을 밝혔다.
피해 선수들은 “장 선수는 숙현이 언니를 정신병자라고 말하며 이간질해 다른 선수와 가깝게 지내지 못하게 막고, 아버지도 정신병자라고 하며 가깝게 지내지 말라고 했다”고 증언했다. 또 “숙현이 언니가 팀닥터(안모씨)에게 맞고 나서 방에서 혼자 휴대전화를 보며 크게 우는 것을 두고 ‘쇼하는 것’이라고 하며 정신병자 취급했다”고 폭로했다.
이어 “훈련하며 실수하면 물병으로 머리를 때리고, 고소공포증이 있는 저를 멱살 잡고 옥상으로 끌고 데려가 ‘죽을 거면 혼자 죽어라’ ‘뛰어내려라’고 협박해 ‘잘못했다, 살려달라’고 사정했다”며 “감기몸살이 걸려 몸이 좋지 않아 훈련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다른) 선배를 시켜 각목으로 폭행해 피멍이 들었다”고 말했다.
또 “장 선수가 ‘꼴 보기 싫다’, ‘내 눈앞에 나타나지 마라’고 해 잠자는 시간 빼고는 온종일 숨어 지냈다” “장 선수가 몰래 방에 들어와 휴대전화에 지문을 인식시켜 잠금을 풀고 카카오톡을 읽었고, 자신과 사이가 좋지 않은 사람과 다시는 연락하지 말라며 새벽에 억지로 연락을 하도록 시켰다”고 말했다.
선수들은 “팀을 나간다고 말하자 (장 선수가) ‘너 팀 나가면 명예훼손으로 신고하겠다. 때린 적 없다’며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 최숙현 선수 사망 관련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 직장 운동부 감독 김규봉씨가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뉴스1 |
반면 가해자로 지목된 장 선수를 비롯한 김규봉 경주시청 감독과 남자선수 A씨는 이날 국회에 출석해 폭행 관련 의혹에 “폭행한 적이 없다”며 반박했다.
미래통합당 이용 의원의 “고인에게 사죄할 마음이 없느냐”는 질문에 이들은 이구 동성으로 “마음이 아프지만,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했다”는 입장을 전했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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