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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북 매체, 비건 방한 하루 전 “한미 워킹그룹 완전 해체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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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대외선전매체 <조선의오늘> 6일 보도

한겨레

이도훈(왼쪽)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2019년 5월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한미 워킹그룹 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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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정책특별대표의 방한을 하루 앞둔 6일 북한 대외선전매체가 ‘한미 워킹그룹’에 불만을 표시하는 내용의 기사를 보도했다. <조선의오늘>은 이날 ‘언제까지 치욕과 굴종의 굴레를 쓰려는가’라는 기사에서 “최근 남조선에서 현 북남관계 악화의 주되는 원인이 ‘한미 실무그룹’(워킹그룹)에 있다는 비난 여론이 고조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동생인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은 지난달 17일 발표한 담화에서 남쪽이 “(미국이 요구한) ‘한미 실무그룹’이라는 것을 덥석 받아물고 사사건건 북남관계의 모든 문제를 백악관에 섬겨바쳐”왔다며 워킹그룹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바 있다.

기사는 한-미 워킹그룹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는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전직 통일부 장관을 비롯해 남쪽 시민단체, 언론 등의 입장을 인용하는 방식으로 구성됐는데, 메시지는 명확하다. 워킹그룹이 남북관계 개선의 “족쇄”가 되고 있으니 “이 기회에 완전히 해체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한국이 이제 더이상 미국의 눈치를 보지 말고 “남북관계 추진의 전면에 나서야” 하며, 한-미 대신 “‘남북 실무그룹’을 만들어 한반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등의 내용도 포함돼 있다.

정부는 평양 정상회담이 열린 뒤인 2018년 11월 한미 워킹그룹을 만들어 북한과의 협력 사업 등을 진행하기 위해 필요한 제재 면제 가능 여부를 타진해왔다. 하지만 한미 워킹그룹이 남북 협력 사업에 ‘제재’를 이유로 제동을 건다는 비판이 나오면서 최근에는 ‘폐지론’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7∼9일 방한하는 비건 부장관은 2018년 11월 방한 당시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함께 한미 워킹그룹 첫 회의를 주재했고, 그 이후에도 여러차례 북핵 수석대표 협의와 워킹그룹 회의를 함께 진행한 바 있다. 북한 대외선전매체가 비건 부장관의 방한 직전 이러한 기사를 게재한 데는 한국뿐 아니라 미국한테도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읽힌다.

노지원 기자 z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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