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점프,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 분석
코로나 엄습한 2~5월 4050 비자발적 퇴직자 41만명...전년대비 80% 급증
전문대졸 이상 전문직 퇴직 같은 기간 2배 늘어
그동안 안정적인 일자리로 분류됐던 4050세대의 고학력 전문직이 신종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2~5월 4050세대 고학력·전문직 가운데 사실상 ‘강제은퇴’를 뜻하는 비자발적 퇴직자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늘어난 것이다. 경제 위기가 닥치면 저학력 취약 계층의 일자리부터 사라졌던 과거 패턴과 다른 것으로 코로나19로 인해 한국 사회에서 더 이상 일자리 안전지대가 없다는 점을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6일 서울경제라이프점프가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코로나19가 엄슴한 올해 2~5월 4050세대(40세 이상 59세 이하)의 비자발적 퇴직자 수는 41만 6,476명으로 전년동기 대비 18만6,296명(80.9%) 늘었다. 비자발적 퇴직은 직장의 휴·폐업, 조기퇴직·정리해고, 기간제 근로 만료, 취업 실패·사업 부진 등 근로자가 원치 않는, 말 그대로 비자발적인 사유로 일을 그만 둔 경우를 의미한다.
4050세대의 비자발적 퇴직자 가운데 주목할 점은 학력 수준이 높고, 전문·사무직일수록 퇴직 증가율이 높았다는 점이다. 먼저 4050세대의 비자발적 퇴직자를 교육수준 정도에 따라 분류해 보면 전문대졸 이상 퇴직자는 13만5,534명으로 조사됐다. 이는 2019년 같은 기간보다 102.3%(6만8,552명) 급등한 수치다. 코로나19 국면에서 고학력 4050의 비자발적 실업이 전년 수준만큼 추가로 더 늘어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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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50세대의 고학력 비자발적 퇴직자 증가율은 다른 연령대와 견줘도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올 2~5월 40세 이상 59세 이하를 제외한 연령대의 전문대졸 이상 비자발적 퇴직자의 전년동기 대비 증가율은 81.8%로, 4050의 고학력 비자발적 퇴직자 증가율이 20.5% 포인트 높았다.
4050세대의 비자발적 퇴직을 산업군별로 살펴보면 전문직·사무직의 증가율이 두드러졌다. 전문직은 지난해 2~5월 대비 99.8%, 사무직은 103.3%로 둘 모두 2배 증가했다. 반면 비4050 연령대에서는 같은 기간 농림(153.6%), 판매(149.2%), 서비스(121.9%) 직종에서 비자발적 퇴직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4050 세대는 우리 경제의 허리다. 보통 기업에서 차지하는 지위나 경제적 수준이 정점을 향해 치닫는 시기다. 특히 4050 세대 가운데 고학력의 전문·사무직은 안정적인 일자리라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이번 코로나19로 인해 4050세대에도 일자리 안전지대가 사라졌다는 것이 여실히 증명됐다는 분석이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코로나19로 기업들이 위기를 겪으면서 사무직종은 같은 일을 하는 경우 상대적으로 연령이 높은 4050세들, 고용형태로 보면 정규직보다 계약직의 일자리부터 줄인 것으로 추정된다”며 “전문직의 비자발적 퇴직이 늘어난 것은 이들 산업군이 상대적으로 노동 유연화 정도가 높은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민우기자 ingaghi@lifejum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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