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FP |
지난 4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미 해군은 수일 안에 남중국해로 항공모함 두 척과 이와 동행할 군함을 보내 군사 훈련에 참가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남중국해에 보내질 미 항공모함은 니미츠호와 로널드 레이건호로 해당 군함이 이 지역에서 합동작전을 펼치는 것은 2014년 이후 6년 만이다.
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일부터 진행될 훈련에서) 두 항공모함과 네 척의 다른 군함에 의한 훈련에는 항공모함 기반 항공기 타격 능력을 시험하는 24시간 비행 테스트도 포함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은 이미 지난 1일부터 5일까지 닷새 동안 남중국해 파라셀 군도 인근 해상에서 군사훈련을 진행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군이 항공모함을 파견하자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략 지역에서의 미중 동시 훈련은 두 강대국이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우위를 다투는 와중에 벌이는 일련의 작전 중 가장 세간의 이목을 끄는 것"이라고 주목했다.
남중국해는 중국 남쪽, 필리핀, 인도차이나반도, 보르네오섬 등으로 둘러싸인 140만 평방마일에 달하는 해역을 뜻한다. 규모가 지중해보다 크고 해상물류 요충지일 뿐 아니라 풍부한 해양 자원을 갖추고 있다. 중국, 대만,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등 6개국이 영해권을 두고 종종 갈등 중이다.
지리적으로 동떨어진 미군이 이곳에서 군사훈련을 할 수 있는 대표적 근거로는 '항행의 자유 작전(FONOP-Freedom of Navigation Operations)이다. 이는 특정 국가가 영토 주변의 해-공역 권리를 과도하게 주장할 경우 미국이 함대나 전투기를 파견해 경계활동을 하는 것을 뜻한다.
중국이 2013년부터 인공섬을 만들고 그 곳에 군사시설을 구축하는 등, 남중국해의 80%에 대해 주권을 주장하고 있는데 반해 2016년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는 그 근거가 없다고 봤다. 이에 따라 미국 등은 남중국해가 사실상 '공해'인 것으로 여기며 이를 명분삼아 FONOP을 실시해왔다.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 무역분쟁은 물론 홍콩 인권, 코로나19(COVID-19) 책임 등을 둘러싸고 미-중 양대국이 설전을 거듭중인 와중에 남중국해는 물리적 대결로까지 치달을 위험이 큰 곳으로 여겨져왔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은 이곳에서 지난해 8회, 올 들어 4월말까지 4회 FONOP을 실시했는데 이는 오바마 행정부 집권 8년 동안 4건이 이뤄진 것과 비교되는 횟수다.
미국은 또 지난 6월에는 시어도어 루즈벨트, 로널드 레이건, 니미츠호 등 총 3척의 항공모함을 태평양 해역에 동시 집결시켰는데 이는 북한 미사일 위기가 고조됐던 2017년 말 이후 약 2년 반 만이었다.
중국 정부는 미군의 이같은 잦은 빈도에 반발해왔다. 이달 미군이 두 척의 항공모함을 보낼 것이란 외신 보도 이후에도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 타임스는 "미군은 불과 이틀 전에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훈련을 했다고 비난한데 이어 (자신들도 훈련에 나서) 위선을 보여줬다"며 "미군이야말로 역내 잠재적 불안의 진짜 근원"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비해 미국 측에서는 중국이 최근 일본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두고 긴장을 높이고 있는데다 지난 4월에는 남중국해에서 베트남 어선을 들이받아 침몰시키는 등 해당 해역에서 주권 강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해석이다.
지난 5월 미 의회 제출된 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백악관은 "중국이 황해와 대만해협, 남중국해, 인도와 국경 지역 등에서 도발적이고 강압적인 군사 및 준군사 활동을 함으로써 주변국에 대한 약속을 어긴다"고 주장했다.
남중국해가 오랜 기간 지정학적 위기에 휩싸인 곳이라고는 하나 문제는 '신냉전'이라 불릴 만큼 최근 미중 갈등이 첨예한 가운데 이 곳에서의 물리적 충돌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단 점이다.
블룸버그는 "군사적 충돌은 아마 양쪽 모두에게 치명적일 것이어서 어느 한쪽이 실제로 (충돌을) 원하는 징후는 없다"면서도 "긴장이 높은 시기, 계산 착오는 의도치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조 제일리 미국 제 7함대 대변인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항공모함 두 척 파견에 대해 "우리군에게 선진적인 훈련 기회를 제공하고 전투 지휘관들에게 지역 정세에 대응해 작전상 유연성을 제공토록 한다"며 "어떤 정치나 세계 이벤트에 대응한 것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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