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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드레스 코드·5자 토크에 ‘모임’ 참여한 듯…‘온라인 맥주 시음회’ 기분은 “2차 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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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선에서 건배’ 소비 트렌드 맞춰 ‘온택트 마케팅’ 잇따라

[경향신문]

경향신문

맥주제조업체 제주맥주는 지난달 5일 신상품 출시 기념 시음회를 온라인을 통해 진행했다. 시서론(Cicerone) 자격증을 지닌 맥주 전문가의 주도로 ‘5자 토크’ 등 이벤트도 함께 진행됐다. 제주맥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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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 따라 하는 영상 인증
육상 꿈나무에 음료 기부 등
SNS 이벤트들도 장기 진행
“온라인에서 경험·구매 함께
완결형 서비스로 변화하는 중”

“분위기 좋네요. 2차 가실까요?”

누군가의 한마디에 좌중에선 웃음이 터져나왔다. 최근 온라인으로 진행된 제주맥주 시음회는 십여명의 신청자가 사전에 시음회에 필요한 물품 등을 전달받고 당일 정해진 시간에 컴퓨터의 웹캠 앞에 앉은 상태로 진행됐다. 드레스 코드는 ‘민트 앤드 블랙(mint and black)’. 참여자들은 각각 혼자였지만 촘촘히 나누어진 화면엔 저마다 글라스를 기울이는 모습이 비쳤다.

최근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업계에선 ‘온택트’(On-tact·언택트를 넘어 온라인을 통해 밀접하게 소통하는 방식) 마케팅에 대한 고민이 치열해지고 있다. 매출 향상을 위해선 신제품 출시와 이를 소비자들에게 소개하기 위한 시음·시식회, 강연회, 콘서트 등 오프라인 마케팅 행사가 필수이지만 현재는 코로나19로 인해 오프라인 마케팅이 불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이다.이에 온라인에서라도 고객들과 접점을 늘려가려는 온택트 마케팅이 이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에도 젊은 세대들을 포섭하기 위한 온라인 마케팅을 진행했지만 오프라인에 비해 몰입도, 참여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어 오프라인 마케팅이 주가 되고 온라인은 보조 형태였다”며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이제는 온라인 마케팅이 주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온택트 핵심은 ‘참여’한다는 느낌

지난달 신제품 출시를 기념해 진행된 제주맥주 시음회는 당초 오프라인으로 예정된 행사였다. 하지만 코로나19 때문에 많은 사람들을 한곳에 모아 진행하는 행사를 하기엔 무리가 있었다. 고민 끝에 온라인 행사로 선회했다. 대신 집중도,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 비록 온라인이지만 드레스 코드를 정하거나 사전에 준비물을 모바일 쿠폰으로 보내는 등 철저히 준비했다. 당일 즉석에서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5자 토크’ 등의 이벤트도 준비했다. 제주맥주 관계자는 “온라인으로 이런 행사를 진행하는 것은 처음이라 (잘 될지) 반신반의했지만 다행히 맥주에 관심 많은 분들이 모여 참여도도 높고 분위기가 좋았다”고 말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진행되는 행사들도 한층 더 소비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하는 형태로 바뀌어 가고 있다. 기존의 SNS 행사들이 주로 해시태그, 댓글 응모 등의 단순 이벤트였다면 이제는 소비자들이 직접 영상을 찍어 올리거나 업체가 제시하는 구체적인 미션을 달성하면서 장기간 ‘함께 뛰는’ 형태로 바뀌는 것이다.

동아오츠카는 최근 온라인으로 ‘스웨트 온(SWEAT ON)’ 행사를 진행했다. 마라톤, 철인3종경기 선수로 뛰고 있는 함연식 코치가 등장하는 달리기 동영상을 동아오츠카 러닝크루 인스타그램에 업로드하면 소비자들이 이를 보고 함께 달려보는 행사다. 교육 영상을 시청한 뒤 소비자들이 운동을 따라 하는 영상이나 인증 사진을 본인의 계정에 올리면 1건당 포카리스웨트 1ℓ가 육상 꿈나무에게 기부된다. 기존 단발성으로 진행됐던 SNS 이벤트들도 장기화되고 있다. 투썸플레이스는 지난 5월23일부터 ‘올여름 투썸이 즐거운 101가지 이유’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오는 8월31일까지 101일간 진행되는 해당 이벤트는 밀레니얼 세대를 타깃으로 하루에 한 가지씩 유머러스한 콘텐츠를 선보이는 장기 행사다. 투썸플레이스 관계자는 “‘코로나 블루’를 떨쳐버릴 수 있도록 위트있는 콘텐츠를 선보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특히 밀레니얼 세대의 성향을 고려해 매일 새로운 콘텐츠를 만날 수 있는 캠페인으로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 온라인으로 총출동한 유통·식음료업계

트렌드에 민감한 식음료 및 유통업계는 한층 더 폭넓은 방식으로 온라인에서 소비자들과 만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오비맥주는 지난 5월부터 요리연구가 백종원씨와 협업해 유튜브에 ‘알짜 맥주 클라쓰’를 진행하고 있다. 맛있는 ‘소맥’ 만드는 법부터 홈맥 즐기는 법 등 맥주와 관련된 다양한 에피소드가 소개됐다.

오는 18일엔 오비맥주가 2015년부터 진행해온 ‘카스 블루 플레이그라운드’ 콘서트가 온택트 이벤트로 진행된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맥주는 야구장, 콘서트, 페스티벌 등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일상적이고 친숙한 술이기 때문에 소비자와의 접점이 중요해 다양한 온택트 마케팅을 시도하고 있다”며 “지금은 무관중 콘서트 등이 황당해보일 수도 있지만 앞으로는 이런 행사들이 ‘뉴노멀’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G마켓이 운영하는 유튜브 계정 ‘인싸오빠(INSSAOPPA)’는 최근 업로드한 G마켓 제품 언박싱(물건을 개봉하는 것을 보여주는 영상) 영상이 80만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는 등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생중계로 상품 경험을 제공하는 ‘라이브 커머스’ 트렌드도 주목받고 있다. 롯데백화점, 현대백화점 등 주요 백화점들은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지난 3월부터 본격적으로 라이브 커머스를 시작해 현재는 안정 및 정착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롯데푸드는 지난 12일 모바일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 ‘그립’을 통해 파스퇴르 음료를 판매해 높은 호응을 얻기도 했다.

제일기획 디지털솔루션본부 김진희 팀장은 “비대면 경험을 선호하는 소비자 트렌드로 인해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며 경험을 제공하던 기존 마케팅 방식이 온라인상에서 소비자 경험부터 구매까지 이뤄지는 ‘완결형 서비스’를 구축하는 방식으로 변화해 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원 기자 deepdeep@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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