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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9 (월)

시간을 그린다…‘박재웅 초대전-파 모과 애플망고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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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흐름에 속절없이 무너져 내리는 파의 변화를 통해 생명의 소멸과 영원성, 소중함을 담아보려 했습니다, 그 속에서 어떻게 살아가는 게 나 자신의 참모습일지도 들여다보고 싶었고요.”

‘박재웅 초대전-파 모과 애플망고전’이 7월 3~15일 서울 서초구 갤러리쿱(한국화가협동조합)에서 열리고 있다.

전시장에 들어서자마자 ‘여섯 개의 파’ 연작이 시선을 단박에 앗아간다. 싱싱했던 대파가, 시들고, 서서히 말라비틀어져 간다. 이 과정 하나하나가 너무나 생생해 보는 이를 불편하게 한다. 모든 사물은 변한다는, 잊고 살던 메시지를 눈으로 접하니 그럴 수밖에. 그런데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다. 전시장을 한 바퀴 돌아 그 과정을 거꾸로 보니 죽어가던 파가 새 생명으로 되살아나는 게 아닌가.

작가는 6개월 이상 파를 관찰했다고 한다. 물기가 빠지면서 주름이 생기는 부분을 세세히 표현하느라 그랬단다. “그림을 완성할 때쯤 생로병사(生老病死)란 낱말이 가슴에 와 닿더군요, 저의 색깔이 드러나는 작품, 나다운 삶을 어떻게 살아야할지 좀더 고민해볼 생각입니다.”

박 작가는 지금까지 개인전 15회와 100여 회의 기획전과 단체전에 참가했다. 2004년 송은미술대전 장려상을 수상했다. 지난해 7월부터 ‘그림으로 세상을 따뜻하게 만들어가는’ 한국화가협동조합 추천작가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사람을 연상해가며 정물을 그렸으니 이젠 ‘진짜 사람’을 그려보고 싶네요. 겉모습뿐만 아니라 내면까지 제대로 담아낸 그런 사람 말입니다.”

박경모 기자 mo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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