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숙현 녹취에 증거 담겼다, 폭행 감독·선수 영구제명 가능성

경주시청 감독·선수 2명 출석

'우선 징계' 될듯, 최대 영구제명

[사진 대한철인3종협회]

대한철인3종협회가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열고 고 최숙현 선수에게 가혹행위를 한 혐의를 받는 감독과 선수들에게 중징계를 내릴 전망이다.

철인3종협회 관계자는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경주시청 감독과 선수 2명에게 공정위 출석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6일 오후 4시에 열린다. 철인3종협회는 이날 징계 절차까지 밟을 가능성이 크다. 보통 스포츠 종목 및 단체들은 사건 발생시 수사 기관이 아니어서 조사에 어려움을 겪는다. 검찰·경찰에서 수사 중일 때는 처벌을 확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그러나 최 선수 관련 사건을 다르다. 최 선수가 남긴 녹취에 증거가 담겼기 때문이다. 현재 대구지검에서 사건을 조사 중이지만, 결과가 나오기 전에도 공정위가 가해자를 징계할 수 있다. 공정위 규정 제24조 우선 징계처분은 '징계 혐의자의 징계 사유가 인정되면 관계된 형사사건이 유죄로 인정되지 않았거나, 수사기관이 이를 수사 중이라고 해도 징계처분을 내릴 수 있다'고 명시했다. 최숙현 선수를 폭행하고, 폭언한 감독, 선배들을 6일 공정위에서 징계할 수 있다는 뜻이다.

징계 수위는 최대 영구제명까지도 가능하다. 공정위 '위반행위별 징계기준'에 따르면 '폭력'을 행사한 지도자, 선수, 심판, 임원은 그 수위가 중대하다고 판단하면 '3년 이상의 출전정지, 3년 이상의 자격정지 또는 영구제명' 조처를 할 수 있다. 혐의를 부인하는 감독과 선배 선수들의 가해행위 수위를 어느 정도로 판단하느냐에 따라 징계 수위가 결정된다.

철인3종협회는 협회 소속되지 않은 팀닥터(운동처방사)에겐 출석을 요구하지 않았다. 하지만 팀닥터 역시 징계 대상에 포함된다. 공정위 규정이 '징계 혐의자가 사임(사직), 임기 만료, 미등록, 명예퇴직 등의 사유로 도 체육회, 도종목 단체, 시·군체육회 및 시·군종목 단체에 소속되지 않더라도 소속 당시 행한 비위행위에 관하여 징계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철인3종협회 관계자는 "중징계가 예상된다. 현재 상황으로는 영구제명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최 선수는 올 2월부터 사망 전날까지 4개월여 동안 여섯 차례나 국가인권위원회·검찰·경주시청·대한체육회·철인3종협회에 폭행과 폭언에 시달렸다고 진정서를 내고 고소했다. 하지만 적극적으로 나선 곳은 없었다. 최 선수는 지난달 26일 부산 숙소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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