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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1 (토)

비우량 회사채 숨통 트인다…3차 추경 통과로 10조 SPV 가동 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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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신용 회사채·CP SPV' 설립 절차 본격화

산은 이번주 이사회…8월 만기 BBB 회사채 수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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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송상현 기자 = 10조원 규모의 '저신용 회사채·기업어음(CP) 매입기구(SPV)'가 3차 추가경정예산안 통과로 본격적인 설립 준비에 들어간다. SPV가 가동되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신용 경색이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는 비우량 회사채 시장의 숨통이 트일 것으로 전망된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3일 국회 본회의에서 3차 추경안이 통과되면서 '저신용 회사채·CP SPV' 가동을 위한 절차도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우선 산업은행은 이번주 중 이사회를 열고 SPV 설립을 위한 1조원 출자와 1조원 후순위대출을 확정한다. 이후 한국은행이 선순위대출로 8조원을 지원하면 10조원 규모의 SPV 설립이 마무리된다. 정부와 산업은행, 한국은행 등은 산업은행 내에 SPV 운영위원회를 구성해 회사채와 CP 매입을 위한 후속 절차를 밟는다.

저신용 회사채·CP SPV 설립은 지난 5월20일 발표됐지만 추경안이 통과되지 않아 지연돼 왔다. 정부는 SPV 설립을 위해 산업은행에 총 1조원을 출자하기로 했는데, 이 중 5000억원이 3차 추경안에 배정됐기 때문이다.

이번 SPV는 미국 중앙은행(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회사채 매입기구를 벤치마킹했다. 매입대상은 회사채의 경우 AA등급에서 BB등급, CP·단기사채의 경우 A1~A3등급이다. 만기는 3년 이하여야 한다.

주로 매입하는 채권은 A등급에서 BBB등급의 회사채·CP가 될 전망이다. BB등급은 코로나19 사태로 신용등급 하락을 겪은 이른바 '추락천사'만 대상이다.

오는 8월 만기가 돌아오는 BBB등급 비우량 회사채가 당장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BBB+) 100억원, 삼화페인트공업(BBB+) 250억원, 선진(BBB) 100억원, 엘에스아이앤디(BBB+) 100억원 등이 해당된다.

SPV 설립이 중요한 이유는 AA급 이상의 우량 회사채 시장은 코로나19 사태 이후에 빠르게 정상화됐지만 비우량 회사채 시장은 여전히 위축돼 있기 때문이다. 올들어 지난 5월까지 공모 회사채 발행 규모는 전년 동기와 같은 수준인 21조원을 기록했고 특히 신용등급 AA급 이상의 우량 회사채 발행은 전년 대비 3조2000억원(23.5%) 늘었다. 그러나 BBB급 이하 비우량 회사채 발행 규모는 8000억원(61%) 줄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회사채담보부증권(P-CBO) 발행지원 등의 조치들은 우량 회사채와 CP를 대상으로 하고 있어 비우량채 시장은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라며 SPV를 조속히 출범시켜 달라고 정부에 요청하기도 했다.

산업은행은 A등급 이상의 회사채와 CP를 차환해주는 프로그램의 대상을 지난달 BB등급까지로 확대했다. SPV 설립이 지연되고 있어 이 공백을 메우기 위한 것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현재 이 프로그램은 차환 발행을 지원하는 수준"이라 "SPV가 설립돼야 비우량 회사채의 신규 발행분의 물량을 인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songs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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