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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1 (토)

북미정상회담 선 그은 北…"마주앉을 필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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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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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현의 기자] 북한이 4일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담화를 통해 오는 11월 미국 대선 전 북미정상회담 가능성을 일축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최 부상은 이날 발표한 담화에서 "조미(북미) 대화를 저들의 정치적 위기를 다뤄나가기 위한 도구로밖에 여기지 않는 미국과는 마주 앉을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그 누구의 국내 정치 일정과 같은 외부적 변수에 따라 우리 국가의 정책이 조절 변경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그 누구'는 11월 대선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지칭한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 독립기념일(7월 4일)인 이날 최 부상의 담화가 나온 것에 관심이 쏠린다. 전문가들은 최 부상 담화는 미국 대선을 불과 넉달여 앞둔 트럼프 행정부의 이벤트성 북미정상회담에 나서지 않겠다는 것을 분명히 하면서 미국 측 의도대로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3차 북미정상회담 중재 노력 발언과 외교안보라인 교체,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올 10월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 제기, 북한과 비핵화 실무협상을 총괄하는 스티븐 비건 미국 부장관의 다음 주 방한을 두고 북한 측 입장을 분명히 하려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최 부상은 담화에서 "당사자인 우리가(북한이) 어떻게 생각하겠는가는 전혀 의식하지 않고 섣부르게 중재 의사를 표명하는 사람이 있다"고 말했다. 이는 3차 북미정상회담 추진 의지를 내비친 한국 정부를 겨냥하는 듯한 발언으로 보인다.


이달 7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진 비건 미 부장관 겸 대북 특별대표의 방한도 겨냥했다는 관측도 있다. 미국 내 대북협상의 '키맨'으로 평가받는 비건 부장관은 지난해 12월 방한 때 북한 카운터파트를 향해 회동을 제안했지만 아무런 반응을 끌어내지 못했다.


북한은 이번 담화에서도 수위 조절을 하며 미국과의 협상 여지는 남겨둔 것으로 풀이된다. 비건 미 부장관이 다음 주 방한 때 내놓을 메시지가 북한의 다음 행동 계획에도 일정 영향을 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북한이 지난해 2월 북미 간 하노이 노딜 이후 대미 협상에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는 데다 이날 담화 내용으로 미뤄 양측의 만남이 당장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조현의 기자 hone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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