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2 (수)

“0~3세 아이들, 부모와 신체적 놀이 시 좋은 영향 받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英 연구진, 영유아기 아이들 대상 조사 / 신체 활동이 결부된 놀이 할수록 / 감정 통제력 발달에 도움 돼

세계일보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영유아기에 아빠와 함께 놀이를 하며 많은 시간을 보낸 아이들이 행동·감정 통제력이 더 발달하고, 학교에 들어간 뒤에도 좋은 영향을 받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3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케임브리지대 교육학부와 레고재단 공동연구진은 1977년부터 2017년까지 유럽과 미국 등에서 이뤄진 연구 자료를 토대로 0∼3세 아이들이 엄마, 아빠와 어떤 놀이를 하며 그것이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를 들여다봤다. 그 결과 아빠들은 엄마들보다 간지럼 피우기, 쫓아가기, 목말 태우기 등 신체 활동이 결부된 놀이를 더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런 신체적 놀이와 아이들의 향후 감정 통제능력 사이에 일정한 상관관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아빠들과 이런 신체적 놀이 시간을 많이 가진 아이일수록 과잉행동장애나 감정적·행동적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적었다는 것이다. 또 내재된 공격성을 보다 잘 통제할 수 있어 학교 생활에서 다툼이 발생했을 때에도 다른 학생에게 공격적 행동을 할 가능성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폴 람챈대니 케임브리지대 교수는 “신체적 놀이는 아이들이 자율규제를 발휘해야 하는 재미있고 흥미진진한 상황을 만든다. 자기 힘을 조절해야 할 수도 있고, 어떤 때 행동이 지나쳤는지도 배울 수 있다”며 “이는 아이들이 대응법을 연습할 수 있는 안전한 환경이 된다. 잘못된 반응을 했다가 야단을 맞을 수 있지만, 이를 통해 다음에는 다르게 행동해야 한다는 것을 기억하게 된다”고 말했다.

한부모 가정의 엄마들이 이번 연구결과를 보고 좌절할 필요는 없다고 연구진은 강조했다. 람챈대니 교수는 “우리 연구가 가리키는 지점 중 하나는 아이들이 접할 수 있는 놀이의 종류를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라며 “당연히 엄마들도 아이의 신체 활동을 지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놀이 상대가 엄마든 아빠든 상관없이, 놀이를 통한 모든 상호작용은 보다 긍정적인 인지적·사회정서적 결과와 연관돼 있다는 설명이다.

레고재단의 시아라 래버티는 이번 연구결과가 정책적 시사점을 제공한다면서 “아이들이 어린 시절 엄마, 아빠와 함께 놀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모이는 곳에 아빠 혼자서만 자녀를 데리고 가는 일은 아직 드문데, 이런 문화는 바뀔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