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운동처방사로 확인
아직 신원조차 파악 못해
경주시 트라이애슬론팀 팀닥터는 물리치료사가 아닌 운동처방사로 밝혀졌다. 경주시는 2일 인사위원회를 열였지만, 정식 고용 스태프가 아니라는 이유로 팀닥터의 신원조차 파악 못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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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이애슬론 여자 청소년 국가대표 출신 고 최숙현 선수에게 가혹행위를 한 혐의를 받는 팀닥터가 의사는 물론 물리치료사 면허도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경주시청 관계자는 3일 "팀닥터는 물리치료사 자격이 없다. 운동처방사 자격만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경주시 관계자는 인사위원회가 열린 전날까지만 해도 팀닥터는 물리치료사라고 했다. 그렇지 않아도 '닥터'로 불리면서 의사가 아니라는 사실이 충격적이었는데, 물리치료사 자격마저 없다는 게 밝혀지면서 이번 사건 조사에 혼선을 주고 있다.
경주시는 직접 고용한 스태프가 아니라는 이유로 팀닥터의 신원조차 파악 못하고 있다. 한 트라이애슬론 관계자는 "선수단에 정식으로 속한 스태프가 아니면서도 가혹행위에 가담했다"고 말했지만, 팀닥터는 2일 경주시체육회가 연 인사위원회에 출석하지 않았다. 감독이나 선수와 달리, 경주시 트라이애슬론팀 소속이 아니어서 청문 대상에서 빠졌다. 팀닥터는 선수단이 전지훈련 등을 할 때 선수들 사비로 임시 고용되서다. 경주시 관계자는 "이번 사건 이전까지 팀닥터의 존재에 대해 몰랐다. 시측에서 직접 고용한 스태프가 아니라서 조사 대상이 아니다. 우리는 수사기관이에 맡길 일"이라고 말했다.
팀닥터는 선수들에게 심리치료 명목으로 돈을 받은 의혹도 있다. 이에 대해 전무가들은 운동처방사가 심료치료를 하는 일은 보기 드물다는 의견이다. 올림픽 종목 대표팀 의무 트레이너 출신 A씨는 "운동처방사나 물리치료사는 보통 팀닥터가 아닌 트레이너로 불린다. 또 치료와 훈련 과정에서 선수들의 심리 안정을 돕는 역할을 하지만, 심리치료가 주업무는 아니다. 심리치료를 명목으로 돈을 받고 일하는 경우는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대한트라이애슬론협회도 모르쇠로 일관하기 마찬가지다. 협회 관계자는 "대회에 팀닥터가 참가하는 것을 보고 시청에서 지원해줘 별도로 고용한 사람인 것으로 생각했다"고 했다.
최 선수는 전 소속팀인 경주시청 감독과 팀닥터 또 선배한테서 상습적인 폭행과 가혹 행위를 당해 왔다고 대한체육회 등 관계기관에 지속적으로 도움을 청하다, 지난달 26일 오전 부산시청 직장운동부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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