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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이슈 故최숙현 선수 사망사건

의협 "철인3종 故최숙현 폭행 의혹 '팀닥터' 의사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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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트라이애슬론 국가대표 출신의 최숙현 선수가 지난달 26일 부산의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최 선수의 유족은 고인의 사망 후 고인이 전 소속팀 경주시청에서 모욕 및 폭행을 당하는 내용의 녹취록을 공개했다. 사진은 고 최숙현 선수의 유골함. [사진 고 최숙현 선수 가족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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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가혹 행위에 시달리다 극단적인 선택을 한 고(故) 최숙현 선수가 가해자로 지목한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 ‘팀닥터’는 의사 면허가 없는 사람으로 드러났다.

대한의사협회는 3일 “가해자로 지목된 ‘팀닥터’는 의사가 아닐 뿐 아니라 의료와 관련된 다른 면허도 보유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통상 팀닥터는 운동 경기에서 선수의 건강을 책임지는 의료진을 지칭한다. 하지만 경주시청 팀닥터는 의사 면허는 물론 다른 면허도 없었다는 것이다.

의협은 “의사가 아닌 사람을 팀닥터로 호칭하는 체육계의 관행이 근본적인 잘못이며 이를 그대로 인용하는 것도 잘못”이라고도 했다.

고 최숙현 선수는 생전에 경주시청 감독과 팀닥터, 선배 등으로부터 가혹행위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경주시청 팀원들과의 식사 자리에서 탄산음료를 시켰다는 이유로 20만원 정도의 빵을 먹게 한 행위, 복숭아 1개를 감독에게 보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폭행당한 사례, 체중 조절에 실패하면 3일 동안 굶게 한 행동, 슬리퍼로 뺨을 때린 행위 등 공개된 피해 사례만으로도 공분을 사고 있다. 감독과 팀닥터가 고인을 폭행하며 술을 마시는 장면도 녹취록에 담겼다.

중앙일보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 국가대표와 청소년 대표로 뛴 고 최숙현 선수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과 관련해 체육인 출신으로 국회에 입성한 미래통합당 이용(비례) 의원이 철저한 수사와 가해자들의 처벌을 촉구했다. [사진 이용 국회의원 제공]



여준기 경주시체육회장도 “(경주시청) 팀닥터는 의사 면허나 물리치료사 자격이 없고 선수가 전지훈련 등을 할 때 개별적으로 비용을 지불하며 일시 고용한 사람”이라며 “선수단 소속이 아니고 현재 연락이 닿지 않는데 앞으로 추가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북 경산에 거주 중인 팀닥터는 지난 2일 경주시체육회에서 열린 인사위원회에 지병을 이유로 출석하지 않았고, 3일 현재 행방이 묘연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주시청 관계자는 "해당 팀닥터는 운동처방사 자격증을 갖고 있지만 시청팀이 고용한 건 아니고 선수들이 개인 돈으로 고용한 것"이라며 "감독과 고향 선후배라고 알려져 있지만 시청 차원에서 확인은 안됐다"고 말했다. 이어 "심리 치료 명목으로 선수들한테 돈을 걷었다고 하는데 운동처방사는 원래 심리치료는 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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