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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퇴임식 전날 광주 교회 다녀온 고창 60대 교도관 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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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읍교도소 교도관 확진…전북 28번째 환자

지난달 말 퇴임식 전날 광주 교회 예배 참석

교회 신도·교도관 동료 등 400여명 접촉자

보건 당국 "가족 광주 거주…감염원 찾는 중"

중앙일보

강영석 전북도 보건의료과장이 3일 전북도청 기자실에서 "고창에 거주하는 A씨(60대)가 전날 검사 결과 확진됐다"고 밝혔다. 김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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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고창에 사는 60대 교도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렸다. 전북 28번째 확진자로 보건 당국은 지난달 말 퇴직한 이 남성이 퇴임식 전날 광주 모 교회 예배에 참석한 사실을 확인하고 역학 조사에 나섰다.

전북도는 3일 "고창에 거주하는 A씨(60대)가 전날 검사 결과 확진됐다"고 밝혔다. 정읍교도소 교도관으로 근무해 온 A씨는 지난달 29일 퇴임식 있기 전날 광주 모 교회 예배에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보건 당국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30일 오후 6시부터 몸살과 두통·발열 증상이 나타났다. 이후 증상이 가라앉지 않자 이틀 만인 지난 2일 오전 9시 30분쯤 고창 선별진료소를 찾아 검사를 받고 당일 오후 9시 20분쯤 양성 판정을 받았다. 그는 현재 원광대병원에서 격리 치료를 받고 있다.

A씨 가족은 모두 광주에 살고, 고창에는 A씨 혼자 기거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 당국은 A씨가 최근 확진자가 쏟아진 광주에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실질적인 생활권이 광주인 데다 코로나19 증상이 나타나기 전 광주에 있는 교회와 병원 등을 오간 것으로 확인돼서다. 하지만 도내에서 감염됐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보건 당국은 전했다.

A씨의 일부 동선도 공개됐다. 그는 지난 1일 오후 4시쯤 고창 자택에서 자가용으로 선운사 극락교에 도착한 후 걸어서 오후 5시 10분쯤 선운사를 찾았다. 이후 오후 5시 30분 흥덕보건지소를 찾아 목 통증과 두통 증상을 호소했다. 하지만 검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A씨는 '보건지소와 선별진료소가 오후 6시에 문을 닫으니 내일 아침 일찍 선별진료소에 가서 검사를 받으라'는 흥덕보건지소 공중보건의의 안내에 따라 이튿날 고창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고 확진됐다. '보건지소에서 안이하게 대처했다'는 지적에 대해 의사 출신인 강영석 전북도 보건의료과장은 "조기에 확진되면 역학 조사도 빨리 진행되고, 지역 사회 피해도 최소화할 수 있다"며 "뼈저리게 반성한다"고 몸을 낮췄다. 다만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일선 현장에서 근무하는 (방역 당국) 동료들이 많이 지쳐 있는 점도 헤아려 달라"고 했다.

보건 당국은 A씨의 접촉자로 500명 가까이 분류하고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A씨 아내와 딸을 비롯해 지난달 27일 광주 서구 식당(한우애가)에서 식사를 함께한 동료 20여 명, 지난달 28일 예배에 참석한 광주 일곡중앙교회 신도 400여 명, 지난달 29일 정읍교도소 퇴임식 참석자 30여 명, 같은 날 허리 물리치료 등을 위해 방문한 광주 보훈병원과 누가치과 의료진, 1일 찾은 흥덕보건지소 직원 등이 대상이고, 대부분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

A씨는 퇴직을 앞두고 연가를 낸 상태여서 증상 발현 전후로 교도소 내 수형자들과 접촉한 적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강 과장은 "A씨 퇴임식에 참석한 교도관 동료 30여 명에 대해서는 교도소 측에 업무 배제를 요청했고, 검사 결과는 오후에 나올 예정"이라며 "전원 음성이 나오면 재소자 감염 가능성은 없고, 양성이 나오면 그분을 중심으로 접촉자를 또다시 분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찰에 지난달 15일부터 이달 2일까지 A씨의 휴대전화 위치 추적을 의뢰했다"며 "심층 역학 조사를 통해 구체적인 동선과 접촉자를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고창=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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