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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교회·간호사·공익요원…집단감염 요소 갖춘 대전 확진 일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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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확진된 40대 부부와 20대 아들 가족

부인은 간호사, 아들은 사회복무요원

이들 가족 교회 신도, 부자는 성가대

20대 근무하는 학교는 원격수업 전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확진자들이 교회 성가대로 활동하는 가하면 통신회사 직원, 개인 병원 간호사, 초등학교 사회복무요원 등으로 일했다. 2일 확진 판정이 난 대전 서구 관저동 가족은 이렇게 다중을 접촉할 수 있는 요소를 두루 갖춘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가족 5명 가운데 부부와 아들 등 3명이 확진됐다. 대전시는 교회 등에서 집단 감염을 우려하고 있다.

중앙일보

전국 첫 학교내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대전 천동초등학교 운동장에서 2일 전교생 1000여명이 코로나19 감염 검사를 받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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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대전시에 따르면 관저동에 사는 40대 회사원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남성은 LG유플러스 대전오류사옥 2층에 근무했으며, 지난 1일부터 인후통·근육통 증세를 보였다. 이와 함께 이 남성의 20대 아들(124번 환자)도 감염됐다. 아들은 관저동 느리울초등학교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일하고 있다. 아들은 지난 6월 28일 감기 증세가 시작됐다.

이들 부자는 관저동에 있는 서머나 침례교회 신도이며, 성가대 요원으로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버지는 싱어, 아들은 드러머였다. 이들은 지난 6월 28일 이 교회 오전 예배에 참석했다. 당시 신도는 100여명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대전시 방역당국은 온라인 예배로 전환하도록 권고하고, 확진자와 예배를 본 신도 파악에 나섰다. 대전시 관계자는 “생활 속거리두기 실천으로 신도들이 예배당에서 거리두기를 하고 마스크를 착용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관저동 느리울초 측은 이날 학생 778명을 급히 귀가시켰다. 이어 3일부터 15일까지 원격수업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또 사회복무요원이 접촉한 행정실 직원 7명과 교사 2명의 검체를 채취했다. 사회복무요원은 관저동의 한 헬스클럽에도 다닌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시 이강혁 보건복지국장은 “사회복무요원이 학생과 직접 접촉한 적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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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첫 학교내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대전 천동초등학교 운동장에서 2일 전교생 1000여명이 코로나19 감염 검사를 신속히 받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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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사회복무요원의 40대 어머니도 이날 확진됐다. 그는 대전시 서구 정림동의 한 개인 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하고 있다. 이 어머니는 아들보다 이틀 빠른 지난달 26일 발열 등 감기 증세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어머니 검사 결과는 2일 중으로 나올 예정이다. 대전시는 “아들이 ‘어머니에게 감염된 것 같다’고 진술했다”며 “정확한 감염경로는 좀 더 파악을 해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아버지인 40대가 일하는 대전오류사옥(9층 건물)은 이날 문을 닫았다. 대전시는 40대 남성이 일했던 이 건물 2층 근무자 70여명과 건물 나머지 근무자 356명 전원을 상대로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전원 자가격리 조처됐다. 이 건물 6층부터 9층에는 콜센터가 자리 잡고 있다. 이 40대는 주로 외부 출장을 다니지 않고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직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40대 남성의 또 다른 아들은 고교 1학년 학생이다. 이 학생은 음성 판정을 받았다.

이와 함께 이날 대전에서는 서구 월평동 거주 70대 여성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여성은 대전 두산전자타운 내 다단계 판매 업소를 방문한 60대 여성과 접촉한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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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첫 학교내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2일 대전 천동초등학교에 투입된 국군화생방방호사령부 현장지원팀 요원들이 긴급 방역을 실시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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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대전시는 이날 동구 천동초등학교 전교생 1000여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에 나섰다. 이를 위해 이 학교 운동장에 이동 선별 진료소를 설치했다. 이들 검사결과는 3일 오전 2시쯤 나올 전망이다. 국군 화생방 방호사령부는 이날 천동초와 충남중을 방역했다. 전날 천동초 5학년인 115번 확진자와 같은 반인 25명, 체육관에서 함께 운동한 51명 등 159명을 대상으로 한 검사 결과에서는 모두 음성 판정이 나왔다.

앞서 천동초에서는 115번 확진자가 지난 22∼24일 등교했을 당시 접촉한 같은 반 학생(120번 확진자)이 확진 판정됐다. 같은 학원에 다녔지만, 서로 시간대가 다른 것으로 조사됐다.

방역 당국은 교내 전파 의심 사례로 보고 있다. 다만 115번 확진자가 등교했던 지난 22~24일 사흘 가운데 22~23일 이틀간 5학년 교실에서 에어컨을 가동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22일은 대전지역 낮 최고 기온이 33도, 23일은 31.5도까지 올라가면서 교실마다 2시간가량 에어컨을 켰다고 한다. 매뉴얼에 따라 창문을 열고 환기를 시켰다는 게 학교 측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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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후 대전시 서구 관저동 느리울초등학교에서 학교 관계자들이 시설 폐쇄 안내문을 붙이고 있다. 이날 대전시에 따르면 이 학교에서 근무해 온 사회복무요원과 그의 아버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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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 당국은 급식실 감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115번 확진자와 120번 확진자가 교실에서는 접촉하지 않았지만, 급식실에선 가까운 거리에서 밥을 먹은 사실이 확인됐다. 둘 사이의 거리는 2m가량이었다고 한다.

대전=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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