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 피해자들 "고객 몰래 환매주문 취소했다" 대신증권 고소

[경향신문]

라임펀드 불완전 판매 피해자들이 2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신증권이 2019년 10월 환매주문을 고객의 동의 없이 불법적 전산취소로 조작했다고 외치고 있다. 이들은 대신증권을 수사해달라고 검찰에 형사고소를 접수했다. / 김기남 기자 kknphoto@kyunghyang.com

라임자산운용(라임) 사모펀드 환매중단 피해자들이 동의 없이 환매 주문을 일방적으로 취소한 혐의로 대신증권과 장모 전 대신증권 센터장을 고소했다.

피해자 60여명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우리는 2일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대신증권과 장 전 센터장 등에 대한 고소장을 서울남부지검에 제출했다.

피해자들은 이날 서울 양천구 남부지검 앞 기자회견에서 “고소인들은 지난해 10월2일 장모 전 대신증권 센터장이 환매 신청을 하라는 말을 듣고 환매 신청을 했다. 이후 환매 신청은 본인 동의 없이 취소됐다”고 했다. 이들은 “대신증권이 직무상 알게 된 정보인 고소인들의 트레이딩 시스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이용해 환매 신청 주문을 취소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대신증권은 환매 신청 주문 데이터를 조작해 주문을 취소할 어떠한 법적 권한도 갖고 있지 않다”며 “고객 정보를 함부로 이용하고 조작하는 행위는 신뢰가 핵심인 금융기관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조상원)는 지난달 장 전 센터장을 자본시장법·특정경제처벌법 위반(사금융 알선·수재 등)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장 전 센터장은 2480억원 상당의 펀드를 팔면서 수익률과 손실 가능성 등을 투자자들에게 거짓으로 알린 뒤 펀드 가입을 권유한 혐의를 받는다. 녹취록에 따르면 그는 지난해 12월 피해자와의 대화에서 ‘라임 사태’ 주범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과 김모 전 청와대 행정관이 금융감독원 라임 관련 문제를 해결해줬다고 말한 인물이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대신증권은 언제라도 환매 신청이 가능하도록 펀드규약 변경을 라임에 요청했고, 라임도 이를 받아들였다가 막상 환매 신청 주문이 들어오자 ‘승인’에서 ‘미승인’으로 바꿨다”며 “대신증권은 임의로 환매 신청 주문을 취소할 권한도, 동기도 없었다”고 말했다. 라임은 다른 판매사와의 형평성을 들어 환매 신청 주문을 취소했다고 한다.

이보라 기자 purp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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