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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끝없는 부동산 전쟁

조기숙, 논란 글 삭제… “일본처럼 우리도 집값 폭락하니 기다려라” 文발언 전했다 뭇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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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전세생활’ 페북 글 통해 현 정부의 부동산 대책 신랄하게 비판 / 조 교수 “대통령이 참모들로부터 잘못된 신화 학습, 큰일 나겠다 싶어” / 논란 일자 “저라도 충격 줘야,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나? 교정의 기회로 삼아야” / ‘국토부 장관 하시길’ 누리꾼 댓글에 “난 이미 집 사서 안 돼”

세계일보

노무현 정부 청와대 홍보수석 출신 조기숙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 페이스북


조기숙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문재인 대통령이 ‘일본처럼 우리도 집값이 곧 폭락할 테니 집 사지 말고 기다리라’고 했다”라고 전해 파문이 일었다.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낸 그는 27일 페이스북에 ‘슬기로운 전세생활’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이같이 주장했는데, 해당 글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그가 전한 문 대통령의 발언이 진짜인지 확인되지는 않았다.

조 교수는 해당 글에서 “요즘 전세가 씨가 말랐다. 하루가 다르게 전셋값이 올라간다”라며 “문재인 대통령의 부동산 인식이 정확한지 점검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두 해 전 문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와 부동산에 대해 대화할 기회가 있었다”며 “문 대통령이 ‘일본처럼 우리도 집값이 곧 폭락할 테니 집을 사지 말고 기다리라’고 말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참모로부터 잘못된 신화를 학습했구나, 큰일 나겠다 싶었다”고 했다.

조 교수는 “일본의 경우 도쿄 인근 신도시가 공동화됐지만, 도쿄 집값은 꾸준히 올랐으며 중심부는 별로 떨어진 적도 없다고 한다. 일본 신도시의 몰락을 수도권 집중이 높은 우리나라에 적용하는 것이 상식적으로 말이 되나”라고 물은 뒤 “일본처럼 우리도 곧 집값이 폭락한다던 진보 경제학자들의 주장은 다 뻥이었음을 알게 됐다”고 했다.

그는 또 “이 정부의 부동산정책 실패의 원인은 ‘전문성 부족’에 있다고 믿는다”고도 했다.

이어 “참여정부 때 경험이 있으니 현 정부가 들어서면 부동산 투기 같은 건 발을 붙이지 못할 거라고 믿은 저의 어리석음을 탓한다”고 비판했다.

또 그는 “참여정부 고위공직자 중에는 다주택자가 많았던 기억이 없는데 이 정부에는 다주택자가 많아 충격을 받았다”라면서 “대통령과 국토부 장관이 (집을) 팔라고 해도 팔지 않는 강심장에 놀랐다. 대통령 지지도가 높으니 운동권 세력도 과거 보수정당처럼 신이 내린 정당이 됐다고 생각하나 보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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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연합뉴스


해당 글에 대한 논란이 커지자, 한 누리꾼은 “교수님 말씀이 옳지만 오늘 쓴 이 글이 문 정부를 비판하는 데 좋은 소재가 되고 있다”고 댓글을 남겼다. 여기에 조 교수는 “정부가 이렇게 정책을 잘못할 걸 아무도 바로 잡지 않는데 저라도 충격을 줘야 하지 않을까?”라고 반문했다.

이어 “오픈 커뮤니케이션이 정부의 정책 성공에 가장 중요하다. 지난 3년간 실패했으면 충분한 시간을 줬다고 생각한다. 제가 정치적 공격을 한 것도 아닌데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 담그나? 정부도 교정의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누리꾼이 “조 교수의 글을 악용하는 언론이 있다”고 지적하자 그는 “언론의 공격은 별로 신경 쓸 게 못 된다. 국민을 보면서 정책 하면 된다. 정책이 실패하는 게 문제다. 언론의 공격에 취약한 정부라면 선거 대승도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조 교수는 “국토부 장관으로 가시길 희망한다”며 지지의 뜻을 나타낸 누리꾼에겐 “저 이미 집 사서 안 된다. 자격 미달”이라고 의미심장하게 답했다.

그런 가운데 ‘친여 시민단체’인 참여연대도 29일 청와대 앞에서 현 정부의 부동산정책을 비판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참여연대는 “정부의 반복되는 ‘땜질식 핀셋 규제’와 오락가락하는 정책 추진은 주택가격 안정이라는 정책적 목표와 더 멀어졌고, 집값 상승에 따른 국민의 분노와 불안 심리는 점점 더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연합뉴스,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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