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고기 10.5%ㆍ돼지고기 16.4% 상승 …"지원금으로 고기 사먹었다"
6월 23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들이 정육코너를 둘러보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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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소비자물가가 지난해 같은 달과 동일한 수준을 기록하면서 마이너스 물가에서 한 달 만에 벗어났다. 긴급재난지원금이 시장에 풀리면서 소고기, 돼지고기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른 것이 마이너스 물가를 막았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6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4.87(2015년=100)을 기록, 2019년 6월(104.88)보다 0.01포인트 떨어졌다. 다만 소수점 한자릿수까지만 따지는 공식 지표 상으로는 전년 대비 ‘보합’이다. 이는 국제유가 약세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마이너스(-0.3%)를 기록한 5월 이후 한 달 만에 반등한 것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2개월 연속 1%대를 밑돌다가 올해 1~3월에는 1%대로 올라섰다. 하지만 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한 4월에는 다시 0.1%까지 떨어졌고, 급기야 5월에는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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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부터 시장에서 쓰이기 시작한 재난지원금 효과가 물가 하락을 방어했다. 돼지고기(16.4%), 소고기(10.5%) 등 축산물 가격이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올랐다. 소파(12.1%), 식탁(10.8%) 등 가구 가격도 재난지원금 효과에 지난해 이맘때 할인행사 기저효과가 더해져 큰 폭으로 상승했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재난지원금은 축산물 가격 등에 일부 반영됐다”며 “전반적인 물가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서비스물가는 0.1% 상승하는 데 그쳤다. 서비스물가지수 상승률은 5월에 이어 두 달 연속 0.1%인데 이는 외환위기 여파가 이어졌던 1999년 11월(-0.3%)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서비스 물가 상승률이 낮은 것은 고교 무상교육 영향으로 공공서비스 물가가 2.0% 하락한 가운데, 외식 물가가 지난달에 이어 0.6% 상승에 그친 영향이다. 집세는 월세(0.1%), 전세(0.2%) 모두 소폭 상승했다.
기름값은 5월에 비해서는 4.8% 올랐지만, 지난해 6월과 비교하면 15.4% 하락해 여전히 물가 상승에는 악재다. 다만 6월까지 국제유가가 다소 올랐던 만큼 7월까지는 기름값이 전월 대비 오름세를 보일 전망이다.
농산물과 석유류 가격을 제외한 근원물가는 전년 대비 0.6% 올라 두 달 연속 상승폭을 키웠다. 근원물가가 상승한 것은 석유류가 제외되면서 축산물, 가구류 상승 영향이 더 크게 반영됐기 때문이다.
안 심의관은 “석유류 가격 급락과 고교무상교육 확대에 따른 공공서비스 물가 하락만으로 물가를 0.96%포인트 끌어내리는 효과가 있었던 가운데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로 외식, 여행 관련 서비스 물가 상승폭도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6월 마스크 가격은 KF94 기준 온라인에서 2,100원, 오프라인에서 1,600원대를 나타냈다.
세종=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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