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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6월 -10.9% 넉달연속 마이너스 늪에 빠진 수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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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평균 수출액은 4·5월과 비슷

차 -33%, 차부품 석유제품 -48%

코로나 특수 컴퓨터는 91% 급증

미·중 갈등에 수출 전망 안갯속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한국의 수출이 수렁에 빠졌다. 한국의 주요 교역 상대국이 점차 경제활동을 재개하긴 했지만 수출 증가율은 넉 달 연속 마이너스를 면치 못하고 있다. 언제쯤 수출이 회복할 것인지도 안갯속이다. 코로나19의 2차 대유행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홍콩 국가보안법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갈등도 깊어진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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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별 수출 증감률.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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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수출액이 392억13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0.9% 감소했다고 1일 밝혔다. 지난 4월(-25.5%)과 5월(-23.6%)에 이어 석 달 연속 두 자릿수 감소세다. 지난달 수입액은 355억4700만 달러로 11.4% 줄었다. 지난달 무역수지는 36억6600만 달러의 흑자였다. 지난 5월(4억5000만 달러)보다는 흑자폭이 커졌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하루 평균으로 따지면 수출 감소세는 더 심각하다. 지난달 하루 평균 수출액은 16억7000만 달러로 1년 전(20억5000만 달러)보다 18% 넘게 줄었다. 코로나19의 충격이 컸던 지난 4월(16억5000만 달러), 5월(16억2000만 달러)과 비슷한 수준이다. 2분기 전체 수출액은 1104억6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20% 감소했다. 분기별 수출액이 20% 이상 줄어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쳤던 2008년 이후 12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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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별 수출액 증감률. 그래픽=신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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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업종별로는 자동차(-33.2%)와 자동차부품(-45%)을 비롯해 섬유(-22.3%)·철강(-20.4%)·선박(-27.9%)·디스플레이(-15.9%) 등의 수출 감소폭이 컸다. 주요 수출 상대국에서 공장 가동률과 소매 판매가 다소 회복했지만 현지 재고 물량이 소진되지 않아 관련 제품의 수출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석유 수요가 감소하고 국제 유가가 하락하면서 석유 관련 제품의 수출도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달 석유제품의 수출은 48.2% 줄었고 석유화학 부문도 11.8% 감소했다. 한국의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도 상황이 좋지 않다. 지난 5월 7% 증가세로 돌아섰던 반도체 수출은 지난달 사실상 제자리걸음(-0.03%)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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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지역별 6월 수출 증감률. 그래픽=신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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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특수’로 수출이 많이 늘어난 업종도 있다. 바이오·헬스는 코로나19 진단기기 수출 호조에 힘입어 지난달 수출이 53% 증가했다. 원격·재택근무 등이 확산하면서 컴퓨터 수출은 91.5% 뛰었다. 자동차 중 전기차의 수출은 98.6% 급증했다.

화장품 수출도 19.2% 늘었다. 소비자가 집에서 피부관리를 하는 ‘홈뷰티’가 확산하고 한국산 기초 화장품의 선호도가 높아진 것 등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역별로는 중국에 대한 수출이 6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지난달 중국에 대한 수출액은 114억16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9.5% 증가했다. 반면 미국에 대한 수출액은 지난달 57억3000만 달러로 8.3% 줄었다. 지난 4월 이후 석 달 연속 감소세였다. 일본(-17.8%)과 아세안(-10.8%)·유럽연합(EU·-17%)·중동(-22%)·중남미(-49%)에 대한 수출도 지난달 큰 폭의 감소세를 기록했다. 수입은 지역별로 엇갈리는 모습이었다. 중국(2.9%)과 EU(16%)에서 수입은 늘어난 반면 미국(-2.4%)·일본(-8%)·중동(-57.2%)에서 수입은 줄었다.

문병기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앞으로 수출은 코로나19와 미·중 무역갈등의 경과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며 “미국에 대한 중국의 수출이 줄면 중국으로 가는 한국의 중간재 수출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세종=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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