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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미 기업 파산, 2013년 이후 최대...디폴트도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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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코로나19여파로 미국의 기업파산 규모가 상반기 기준으로 7년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들 상반기 미국 기업 3427곳이 파산보호를 신청해 2013년 이후 상반기 기준으로 가장 가파른 증가세를 기록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지난달 30일(이하 현지시간) 법률서비스업체 EPIQ를 인용해 보도했다.

EPIQ에 따르면 올들어 6월 24일까지 파산보호를 신청한 미 기업들은 모두 3427개로 세계금융위기로 기업들이 줄도산 하기 직전인 2008년 상반기 부도업체 수 3491개에 육박했다.

자동차 대여업체 허츠를 비롯해 미 셰일혁명의 상징인 셰일가스 선구자 체사피크 에너지에 이르기까지 기업들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위한 봉쇄조처 충격을 견디지 못하고 줄도산했다.

기업들은 각국의 봉쇄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타격, 강제적인 공장 가동 중단, 소비자들의 지출 급감 등으로 심각한 충격을 받았다.

텍사즈 휴스턴의 컨설팅업체 알릭스파트너스 상무인 래리 영은 "지금 상황은 일찌기 미 경제가 겪어보지 못한 것"이라면서 코로나19 위기 이전부터 이미 어려움을 겪던 기업들이 1차적으로 도산했다고 말했다.

영은 그러나 연방준비제도(연준)와 의회·정부의 대규모 재정정책, 최근 주춤하고는 있지만 각주의 경제재개 방침으로 경제가 회복세를 타고 있음에도 추가 연쇄부도가 뒤따를 것으로 우려했다.

그는 "2차 (부도) 확산은 좀 더 어려운 도전이 될 것"이라면서 항공·호텔 등 접객업체·크루즈선사·부동산업체 등이 2차 줄도산 대열에 포함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영은 지금 파산은 첫번째 확산에 불과할 것이라면서 더 큰 2차 확산이 기다리고 있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EPIQ에 따르면 지난번 세계금융위기 기간인 2008년 8614개 업체가 파산보호를 신청한데 이어 이듬해인 2009년에는 이보다 많은 1만2644개 업체가 파산했다.

파산보호 신청과 더불어 채무 불이행(디폴트)도 늘고 있다.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글로벌 레이팅스에 따르면 올들어 전세계 기업 디폴트 건수가 119건으로 이미 지난해 전체 디폴트건수를 넘어섰다. 이 가운데 65%가 넘는 78건이 미 기업들의 디폴트였다.

S&P는 지금 추세대로 가면 올해 디폴트는 2009년 이후 최대 규모가 될 것이라면서 특히 CCC+ 이하의 신용등급으로 강등될 기업 수는 연초 이후 2배에 육박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CCC+ 신용등급은 투기등급 가운데서도 부도 위험이 매우 높은 신용등급 수준이다.

주식시장과 채권가격이 연초 이후 낙폭을 대부분 만회하고, 신규 회사채 발행이 사상최대에 이르는 등 금융시장이 급속히 회복하고 있지만 기업 파산과 디폴트는 계속해서 증가할 전망이다.

S&P 신용시장 리서치 책임자인 수디프 케시는 "이들 기업이 지금같은 거의 제로 수준의 매출 환경에서 영업을 지속하기란 매우 어렵다"면서 "이들은 엄청난 압력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나마 이 정도도 연준의 이례적인 개입에 따른 금융시장 기능 회복이 있었으니 가능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투자은행 페렐라 와인버그 파트너스의 브루스 멘델슨은 "활기찬 자본시장 환경 덕에 많은 기업들이 유동성을 마련해 파산을 피할 수 있었다"면서 아울러 이미 파산보호를 신청한 기업들도 시장에서 유동성을 조달해 파산보호에서 벗어나는 과정의 속도와 효율을 높이는 것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파산보호를 신청한 캐나다 서커스 업체 '태양의 서커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내년 중 공연재개를 약속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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