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7 부동산 규제를 비켜 간 경기도 김포·파주 지역에 '풍선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갭투자 수요가 몰려들고 매물이 빠르게 소진되면서 집주인들이 호가를 연일 올리고 매물을 거두는 등 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25일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22일 기준)에 따르면 김포 지역 아파트 상승률은 지난주 0.02%에서 이번주 1.88%로 급등했다. 파주도 지난주 0.01%에서 이번주 0.27%로 올랐다.
김포는 올 들어 지난주까지 누적 상승률이 0.35%, 파주는 -0.26%로 집값이 거의 오르지 않거나 오히려 떨어졌던 지역들이다. 6·17 대책 발표로 인해 집값이 잠잠하던 지역이 순식간에 최고 투자처로 달아오르는 모양새다.
먼저 김포는 이번 6·17 대책의 최대 수혜지로 꼽히고 있다. 한강신도시반도유보라3차 전용 59㎡는 17일 대책 발표 이후 3억3000만~3억5000만원대에 매물 6건이 줄줄이 거래됐다. 지난 5월 실거래가는 3억500만~3억3000만원 수준이었는데 2000만~3000만원가량 오른 것이다.
구래동 한가람마을우미린 전용 128㎡는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당일인 지난 17일 4억2250만원에 실거래됐다. 해당 면적은 이달 초만 하더라도 3억9000만원대에 거래됐다. 김포 인근 한 중개업소 대표는 "대책 발표 이후 김포 한강신도시 쪽 단지들은 불이 붙은 상황"이라며 "수도권 각지에서 사람들이 몰려와 중개업소를 돌면서 전세 낀 물건을 찾아다니고 있다"고 전했다.
파주 운정신도시도 비슷한 분위기다. 다만 이 지역 아파트들은 GTX A노선이 착공하면서 분양가보다 이미 2억원가량 프리미엄(웃돈)이 붙은 상태라 가격이 저렴했던 김포보다는 풍선효과가 다소 덜하다. 힐스테이트운정이나 운정신도시센트럴푸르지오 등은 전용 84㎡ 호가가 대책 발표 이후 6억5000만∼7억원 선으로 대책 이전보다 5000만~1억원가량 올랐다.
대책 발표 이후 실제 적용 시점까지 시차가 있어 서울과 수도권 집값 상승세도 아직 크게 꺾이진 않았다. 신규 조정지역 지정(수도권·대전·청주)은 6월 19일부터,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은 6월 23일(서울 강남권)부터 실제 효력이 발생했다.
1년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는 서울 강남구 청담·삼성·대치동과 송파구 잠실동에서는 23일 효력 발생 이전에 거래가 집중됐다. 잠실 리센츠 전용 84㎡는 대책 다음날인 18일 21억원에 거래됐는데 사흘 전 같은 면적이 19억1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2억원 가까이 오른 가격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어렵더라도 도심 지역의 꾸준한 주택 공급을 위해 정비사업 규제 완화 등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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